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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씨네통] 아빠와 딸은 왜 점점 더 어색해질까

TONG

입력

업데이트

아빠와 나 사이, 꿈틀꿈틀

씨네통, 꿈틀꿈틀

장르

드라마, 애니메이션

러닝타임

3분 14초

제작연도

2015

만든사람

임서영, 장혜진, 홍다의(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만화창작과 14기)

제작의도

세상에 친밀한 ‘엄마와 딸’은 많다. 하지만 친밀한 ‘아빠와 딸’도 많을까? 어릴 땐 몰랐어도, 학업 때문에, 바쁜 일 때문에, 잦은 출장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아빠와 자식의 관계는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당장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나이가 들며 점점 어색해지는 아빠와 딸의 관계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세태를 보면서 이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게 되었고, 관람하면서 자신과 아버지는 어떠한지 돌아보고 나아가 행동의 개선을 촉진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줄거리

엄마의 부재 이후, 남겨진 아빠와 딸. 어색하기 만한 둘은 관계를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조그만 벌레들의 방해 때문에 둘의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수상정보

제17회 세종청소년영상예술대상 애니메이션 부분 장려상,
2015 제12회 청소년영상축제 심사위원특별상,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아이틴즈상

국수가 먹고 싶어서 팀 이름을 '국수가게'라고 정한 10대 감독들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동고동락한 한국애니고 애니과 14기 임서영, 장혜진, 홍다의 학생은 엉뚱한 팀이름만큼 기발한 작품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꿈틀꿈틀'은 이들이 2015년에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아빠와 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고민을 아름다운 작화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하지만 본래 기획했던 작품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겨울에 잘못 부화해 짝짓기 시기를 놓쳐버린 매미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었는데요. 짧은 설명으로도 웃음을 자아내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였지만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이들이 만들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많아 모든 계획을 엎어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 친구는 좌절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했습니다. 꾸준히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팀원 모두 가족과 어색할 때가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고, 이것이 '꿈틀꿈틀'의 핵심 아이디어가 되었죠. '국수가게'팀은 긍정적이지도 그렇다고 부정적이지도 않은 '어색함'이라는 감정의 애매모호함이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다양한 관계 중에서도 아빠와 딸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은 감독들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서도 비슷한 고민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편집과 효과를 주로 담당한 홍다의 학생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돌이켜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아빠와 친하고 애정표현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빠랑 차를 타고 가는데 정말 제 취향이 아닌 청승맞은 발라드를 들으시는 거예요. 그 때 제가 모르는 아빠의 모습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죠."

'꿈틀꿈틀'의 주인공인 아빠와 딸은 겉으로 보기엔 무난합니다. 그렇다고 애틋하고 친밀한 부녀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아빠와 딸 사이에 느끼는 ‘어색함’이라는 감정을 '꿈틀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통해 표현한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꿈틀이는 부녀 사이의 내적, 외적 갈등 요소를 모두 담은 캐릭터로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독특한 설정이지만 각자 아빠와 어색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구성했기 때문에 보는 이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 역시 아빠와 딸의 어색한 관계가 해소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팀원들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제 가장 아빠와 어색하고, 그 감정선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흐름을 가진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죠. 탄탄한 기승전결을 지녔지만 관객을 긴장시키기보다는 자연스레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애썼기 때문입니다.

팀 국수가게의 홍다의 감독(왼쪽)과 임서영 감독.

팀 국수가게의 홍다의 감독(왼쪽)과 임서영 감독.

올해 대학에 입학해 각각 서양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홍다의, 임서영 학생은 ‘꿈틀꿈틀’을 통해 관객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좋겠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전해왔습니다.

"'가족'이라는 말의 함정에 빠져 '우리는 가족이니까 당연히 친하고, 그래야한다'는 생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홍다의)

“무엇보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평소에 지닌 ‘어색함’이라는 감정과 자신의 인간관계를 마주해보길 바라요.”(임서영)

- '꿈틀꿈틀'을 만든 국수가게팀이 추천하는 '가족의 의미'를 돌이켜 보게 하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 린 램지, 2011

(홍다의) "보통 엄마와 자식이라고 하면 헌신적이고 애틋한 관계를 생각하잖아요. '케빈에 대하여'는 그런 보편적인 생각에 돌을 던지는 영화예요. 우리가 모르던 부모와 자식 관계의 고정관념을 꼬집고 비판해서 충격적이었어요."

'어바웃 타임' 리차드 커티스, 2013

(임서영) "시간여행이라는 생각지 못한 소재를 사용해 가족을 만들고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관계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이웃집 야마다군' 다카하타 이사오, 1999

(장혜진) "잔잔한 분위기 속에 깃든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가족 간의 정이 보는 내내 포근한 기분이 들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에요."

글·사진=김재영 인턴기자 t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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