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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 집단 난투극 인천 간석식구파 조직원에게 징역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1년 인천의 한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와해됐다 재건된 인천의 폭력조직 간석식구파 조직원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1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단체 등의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 등 간석식구파 조직원 3명에게 징역 1년6월∼2년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조직원 2명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간석식구파는 1989년 인천 남동구 간석동 일대 유흥가에서 활동하던 간석동파와 남구 주안동 일대를 주무른 금강산파가 통합해 만들어진 폭력조직이다. 이들은 나이 순서대로 서열을 정한 뒤 서로를 '형님', '동생'으로 불렀다. 일대 유흥업소를 장악하기 위해 인근 업소들을 상대로 술값 등을 갈취하고 이권에 개입하면서 세력을 키웠다. 간석동 일대 들어선 호텔 2곳의 영업 이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서구 석남동 일대 유흥가에서 활동하던 '석남파' 조직원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폭력조직으로 거듭났다. 비상 연락체계를 갖추고 '선배를 보면 90도로 인사하고 선배의 지시에 복종한다', '다른 조직원들에게 무시당하면 반드시 복수한다' 등 행동강령도 만들었다.

그러던 2011년 10월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라이벌 조직인 '크라운파'와 집단 난투극을 벌이면서 문제가 됐다. 경찰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면서 조직원 11명이 징역 1년~13년을 선고받으면서 조직은 와해됐다.

그러나 2014년 핵심 조직원들이 잇따라 석방되고 '크라운파'와 '신포동식구파' 등 상대 조직을 이탈한 조직원을 영입하면서 다시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단체회식과 망년회 등을 통해 조직원의 단합과 결속을 유지했다. 또 신규 조직원들이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다', '대들었다' 등의 이유를 들어 10여 차례에 걸쳐 '줄빠따(기수별 폭행)'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4년 9월엔 흉기 등을 지니고 인천의 다른 폭력조직과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대기하기도 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런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5월 간석식구파 조직원 69명을 붙잡았다.

재판부는 "범죄단체는 그 폭력성이나 집단성으로 말미암아 존립 자체로 사회공동체의 법질서 유지와 안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폭력 등을 자행하는 경우 선량한 다수의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며 사회에 불안감을 준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들이 범죄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행위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피해 발생 여부를 불문하고 그 자체로 엄히 다스릴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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