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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진경준 자택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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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의 ‘120억원대 주식 대박’ 사건 수사가 게임업체 넥슨의 경영 비리 의혹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 넥슨 본사 재무 자료 확보
진경준 주식 특혜 여부 등 조사

검찰은 “진 검사장의 주식 거래 의혹과 관련된 부분만 본다”고 밝혔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넥슨의 재무구조 등을 파악해야 해서다. 특히 넥슨 창업주 김정주(48) NXC 대표를 압박해 진 검사장에게 4억여원의 주식매입 대금을 빌려주고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회사 내부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에 대한 진술을 끌어내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2일 진 검사장의 서울 도곡동 집과 함께 김 대표의 집, 경기 판교의 넥슨코리아 본사,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제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임검사팀은 넥슨의 재무·법무 관련 자료와 주주 구성 등 지배구조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특임검사팀은 지난해 NXC가 부동산 관리 자회사인 NX프로퍼티스를 매각할 때의 자금 흐름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NXC는 지난해 NX프로퍼티스를 ‘와이즈키즈’라는 회사에 397억원을 받고 팔았다. 이 와이즈키즈 지분 100%는 김 대표 부부가 갖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NX프로퍼티스가 보유한 주식·땅·건물의 가치만 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헐값 매각이 아닌지 조사 중이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산 뒤 이듬해 넥슨 측에 10억원을 받고 팔았다. 그 돈으로 다시 넥슨재팬 지분을 산 진 검사장은 일본 증시 상장(2011년) 이후인 지난해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2005년 넥슨의 주식 취득 과정을 비롯해 최근 매매 차익까지 일련의 뇌물수수 과정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 측 관계자들은 최근 소환조사에서 특혜 제공 사실을 부인해왔다.


▶관련 기사
① 진경준 보유 주식, 현 넥슨 대표 등 핵심 임원보다 많았다
② '주식 대박 검사장'에 뚫린 재산검증시스템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이 특임검사팀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김 대표가 친구(서울대 86학번 동기)인 진 검사장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수사가 넥슨을 겨냥하면서 진 검사장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기류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임검사팀은 넥슨 경영 비리 의혹 관련 자료를 축적한 뒤 김 대표를 직접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처남 명의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제네시스 차량과 김 대표의 관련성도 수사 중이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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