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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연애·결혼…청춘들에게 희망의 증거 보여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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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1일 오후 7시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에 50여 명의 청춘들이 모였다. 중앙일보 청춘리포트 팀이 펴낸 책 『청춘리포트』(맥스미디어)의 출간을 축하하는 북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30대 청년들뿐 아니라 청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50대 장년들도 군데군데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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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화문 교보문고서 열린 북콘서트. [사진 윤정민 기자]

『청춘리포트』는 20~30대 기자들이 가혹한 현실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춘의 민낯을 취재해 기록한 자화상이다. 2014년 4월부터 중앙일보에 연재한 ‘젊어진 수요일 : 청춘리포트’라는 지면 기사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가공했다. 젊어진 수요일은 팀장-부장-국장으로 이어지는 언론사의 전통적인 보고 과정을 없애고 기획부터 기사작성, 출고까지 모든 공정을 20~30대 기자들이 책임지는 지면이다. 북 콘서트도 청춘리포트 제작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20~30대 기자들이 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보고 대한민국 청춘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자리다.

『청춘리포트』 출간기념 북 콘서트
독자들 “긍정사례 많이 다뤄주길”

콘서트는 먼저 ‘대한민국에서 청춘으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채승기 기자는 “한국 사회는 늘 경쟁해야 하고, 남처럼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소모된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참석자인 박준수(30)씨는 “개개인이 다 다른데 한국에서는 자신과 맞지 않거나 튀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문화가 있다”며 “조직 문화가 군대문화와 비슷하게 돌아가다 보니 빠릿빠릿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우리 사회에서 구성원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획일화돼 있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나 설명은 없다”며 “또 다른 길이 있다고 알려 주거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춘리포트에 바라는 점에 대해 독자들은 “희망의 증거를 보여 달라”고 입을 모았다. 취업, 연애, 결혼, 집 마련, 출산, 육아까지 쉬운 게 없는 세대에게 긍정적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를 써 달라는 요구다. 꿈이 탐험가인 박진우씨는 “힘든 와중에 무언가를 이루려고 도전하고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지면을 통해 전해 달라”고 말했다.

청춘을 이해하고 싶어 참석했다는 오창섭(53)씨는 “청춘의 얘기를 듣다 보니 우리 사회가 점점 우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런 사례들을 다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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