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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없는 메이보다 내가…” 안팎서 비난받는 레드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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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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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리아 레드섬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에 진출한 2인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자녀가 없는 (경쟁자인)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보다 내가 총리로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당 안팎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발언 논란
의원 20명 “그가 대표되면 탈당”

평소 ‘엄마’란 걸 강조해온 레드섬은 9일자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가족을 비교 우위로 삼았다. 그리곤 “메이에게 조카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이 또 아이들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아이들은 직접적으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며 “엄마가 된다는 것은 우리 나라의 미래에 대단히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에겐 세 명의 자녀가 있지만 메이에겐 없다. 메이는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없다”며 자녀를 두지 않은 게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했었다. 당 안팎에서 “악의적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레드섬은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더타임스가 인터뷰 녹음을 공개했다. 논란은 확산됐다.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레드섬이 당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는 보수당 의원이 20명”이라고 보도했다. 노동당 의원들 다수가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에 빗대 레드섬을 ‘토리(보수당 별칭)의 코빈’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의원들의 기류가 보수당 대표 경선 투표에 참여하게 될 15만 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보수당원 다수가 레드섬처럼 EU 탈퇴를 지지했고 보수 성향의 중간 계층 남성들이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은 EU 잔류파인 메이에 대해 잇따라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탈퇴 쪽이던 더선·데일리메일 도 메이를 지지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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