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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숨 가쁜 초읽기의 숨은 그림 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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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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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4강전 3국> ●·스 웨 9단 ○·탕웨이싱 9단

10보(137~152)=37은 당연해 보이지만 위기를 초래한 수. 여기서는 먼저 ‘참고도’ 흑1로 하나 끊어뒀어야 했다. 백2면 그때 흑3으로 백 다섯 점을 잡아둔다. 백4로 끊어야 할 때 흑5로 치받아두면 우하귀 흑과 연결이 된다(흑a는 언제든 선수). 계속해서 백6으로 밀고 나와 백10까지 차단하려 해도 흑7로 비껴 나온 뒤 11로 붙여두면 b, c 맞보기로 백이 안 된다.

37로 그냥 잡는 바람에 38로 끊고 잡으러오는 수단이 강력해졌는데 설상가상(雪上加霜), 39가 또 하나의 완착. 이 수로 A의 곳을 두었으면 타개가 수월했다. 위기의 순간에 놓인 두 번의 느슨한 수로 44까지 탈출로가 차단되고 48로 밀고 나와서는 일단, 살 수 없는 형태로 갇힌 상황.

흑 대마의 사활이 미궁에 빠지면서 검토실에서도 역전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당대 최고의 검토진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으나 흑이 신통한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49, 51로 끊어 백 형태의 약점을 추궁할 때 먼저 들여다본 52도 얄미운 선수.

흑이 B의 단점을 노리려면 52는 흑C로 받아줄 수밖에 없는데 그때 백D로 지켜버리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 초읽기 중의 숨은 그림 찾기, 숨이 가쁘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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