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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매월 받는 기초연금, 65세 이후 활기찬 삶 보살펴드릴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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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 의료비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12.3%)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37.8%(2015년 기준)나 됐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혈관·신경을 비롯한 신체 각 기관의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노인에게 의료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 필수요소이자 버팀목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소득이 줄면서 감당해야 할 의료비 부담은 커진다.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의료비 부담 줄이면서 건강한 노년 보내는 법

노인의 건강관리에 필요한 의료 비용은 적지 않다. ‘2015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9만7368원으로 일반 성인의 3배 수준이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노인이 되면 의료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만성질환이 2~3개 있는 경우 한 달에 약값만 10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의 26.5% 보건의료비로 써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201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매월 최대 20만4010원(부부 2인 가구 32만6400원)씩 지급된다. 올 1월부터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 선정 기준액(노인 1인 단독가구 기준)이 93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돼 수령 대상이 확대됐다. 3월 말 현재 총 455만4000명이 지급받고 있다.

기초연금은 노인의 생활형편 개선뿐 아니라 의료비로 많이 활용된다. 경북 영덕군에 사는 기초연금 수령자 임금례(75·여)씨는 “매월 25일마다 받는 연금 덕분에 생활이 많이 나아졌다”며 “평소 어지럼증이 있고 다리가 불편해도 큰 병원에 갈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은 검사도 받고 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기초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금 지출 항목으로 식비(40.2%), 주거비(29.9%) 등 필수 생활비 외에 보건의료비(26.5%)도 많았다.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우선적으로 의료비에 지출하는 비율이 높았다. 전년도 조사에서는 보건의료비(44.2%)가 식비(30.2%)·주거비(15.8%)를 넘어서기도 했다. 기초연금을 통한 의료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직접적인 의료 혜택뿐이 아니다. 기초연금을 받게 되면서 노인들은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안정감을 갖게 됐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령에 따른 가장 큰 생활 변화로 ‘병원에 가는 부담 감소’(3.7점, 5점 만점)를 꼽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게 됐다(3.4)’ ‘다른 사람 대할 때 당당해졌다(3.0점)’는 응답보다 높았다.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절차는 어렵지 않다. 만 65세 생일 2개월 전에 기초연금 신청 안내서를 집에서 받을 수 있다. 거동이 어렵거나 교통이 불편한 경우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찾아가 안내와 신청을 도와준다. 수급희망자 이력관리를 신청하면 탈락해도 이후 자격조건에 해당되는 해에 재신청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매년 기초연금 수급 가능 여부를 재조사해 빠짐 없이 받도록 챙겨주는 제도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신혜 교수는 “여러 개의 만성질환을 앓거나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노인에겐 고정적으로 의료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기초연금 같은 지원은 의료 이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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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치매 검진·치료 비용 지원

동네 보건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다. 전국 기초자치단체별로 설치돼 있는 254개 보건소에서는 각종 진료비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보건소에서는 만 1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내과 기본진료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진료, 퇴행성관절염 물리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통 진료 시 4000~5000원의 본인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65세 이상의 환자는 무료다. 치과 진료도 마찬가지. 구강검진·발치·스케일링·마모증·불소도포 등의 치과 진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만 60세 이상이면 치매 검진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치매 검진사업의 일환으로 치매 선별·진단·감별 검사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한다. 치매 위험도, 발병 여부, 치매 원인을 알아보는 검사다. 1인당 8만~11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치매 진단을 받으면 치료비도 지원받는다. 월 3만원, 연 36만원 한도 안에서 치매 약제비와 약 처방 당일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을 지원받는다.

생활형편이 어려울수록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늘어난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저소득층(만 60세 이상)의 경우 우선적으로 노인 안과 검진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백내장, 망막질환, 녹내장 등 안과 수술도 본인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권자라면 기준 진료비 금액 범위 내에서 완전·부분 틀니 시술 비용 전액이 지원된다. 보건소 진료비 지원 혜택은 관할 보건소에 지원신청 후 대상자 결정 통보를 받은 뒤에 받을 수 있다. 단 보건소마다 지원사업과 범위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사전에 인터넷·전화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종률 교수는 “노인들은 비용부담 때문에 필요한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원받을 수 있는 의료비 지원은 다양하기 때문에 알아보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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