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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전자제품, 세운상가서 고쳐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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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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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축을 고치고 있는 이승근씨. [사진 서울시]

지난해 12월 이승철(38·조계종 직원)씨는 인터넷에서 ‘수리수리얍’ 프로젝트 공고를 봤다. 이씨 집 서재엔 7년째 장식용 신세인 일본제 니비코(NIVICO, JVC 전신)사 전축이 있었다. 이 전축은 그의 아버지가 35년 전 150만원을 주고 산, 당시로선 고가품이었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수리공 이승근(71)씨를 찾아갔다. 추억 깃든 전축이 고쳐질 지 반신반의했다. ‘전원케이블·턴테이블 고장’ 진단이 내려졌다. 맡긴 지 5개월 후인 5월 10일 “다 됐다”는 전화가 왔다. 전축을 찾으러 가는 길은 아버지와 함께였다. 이씨는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가 들국화 공연 버전 LP판을 그 위에 얹고는 흐뭇해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3대가 함께 이 전축으로 노래를 들었던 추억이 있다. 자녀가 태어나면 가보로 물려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문 수리공 30명 ‘기술 장인’선정
서울시, 30일까지 프로젝트 진행

서울시가 7월 한 달간 세운상가 ‘기술 장인’이 고장난 옛 전자제품을 고쳐주는 수리수리얍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지난해 두 차례에 이은 세 번째 행사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상인 270명을 인터뷰해 ‘기술 장인’ 30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오디오·전축·조명·가전제품·의료기기 등을 수십년간 고쳤다. 인터넷 홈페이지(oouniv.org)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제품명, 고장 상태, 제품에 담긴 사연 등을 쓰면 된다. 물품의 종류에 따라 해당 수리공이 연결된다. 진단비는 1만원이고, 수리비는 필요한 부품과 수리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를 상시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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