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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버스·지하철 환승…“눈·비 오는 날 더 편해지겠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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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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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복합환승센터는 전철에서 내린 승객이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하에서 버스로 환승이 가능한 국내 첫 시설이다. [사진 김상선 기자]

7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지하 3층 전철 승강장에서 내려 바로 위층 개찰구를 빠져나온 후 다시 한 층을 더 올라가면 버스를 갈아탈 수 있는 광교복합환승센터(5567㎡)로 연결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하에 만들어진 환승시설이다. 스크린도어·열선이 깔린 도로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원 광교복합환승센터 가보니
지하 3층 전철서 지하 1층 바로 연결
스크린도어 설치해 안전사고 예방
앞차 출발한 뒤에 운행 가능해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될 수도

환승센터내 승객 대기장소에 설치된 스마트교통정보 화면에 ‘인천국제공항행 8877번 버스 3분 후 도착예정’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3분 후 8877번 버스가 지정된 1번 승차장에 멈춰 섰다. 1번 승차장 등에 파란색 불이 들어오면서 닫혔던 스크린도어가 그때야 열렸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다. 잠시 후 4번 승차장에 도착한 서울역 방향 5121번 M버스(광역급행버스) 역시 정확했다. 스마트교통정보는 길찾기는 물론 주변 관광지·문화소식 등의 검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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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m의 길이의 승차장 바닥에는 양방향에 각각 8면씩의 정차공간이 그려져 있다. 환승센터에는 현재 18개 광역·시내버스 노선, 118대 버스가 하루 평균 718번 운행하는데 지정 승차장제로 운영 중이다. 승객들은 자신이 갈아타려는 노선의 지정 승차장 앞 대기장소에서 잠시 머물다 버스를 타면 된다. 한 정류장에 수 대의 버스가 몰리면서 타려는 버스가 도착했는지 안 했는지 까치발을 들고 찾거나, 뛰어가 버스를 잡아타는 불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려면 환승센터 중간의 횡단보도를 건너면 되는데 신호등 속 보행신호가 들어와야 스크린도어가 열린다. 승객 대기장소 천장에는 지하철 도착정보를 알려주는 안내시스템이 부착돼 있고, 천장에는 터널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환풍기 4대가 설치돼 매연 등 나쁜 공기를 빨아들여 외부로 내보낸다.

환승센터에서는 지상의 광교중앙로를 달리던 차량이 양방향 1개 차로를 이용해 지하 1층 환승센터로 오가는데 침수 피해를 막기위해 입·출구 쪽에 배수펌프 4대가 설치돼 있다. 불이 날 경우 대피로쪽으로의 연기이동을 자동으로 막아주는 차단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겨울철 결빙방지를 위해 도로 아래에는 열선이 깔려있다. 일산화탄소 등 매연농도를 측정하는 설비도 운영 중이다. 시민 임재환(37)씨는 “보통 지하철에서 버스로 갈아타려면 역사 밖을 빠져나와 버스정류장으로 또 걸어가야 하는데 지하에서 환승이 이뤄져 편리하다”며 “비나 눈이라도 오는 날에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환승센터는 신분당선 시행사인 경기철도(주)가 470억원을 들여 건설한 후 수원시에 기부채납했다. 수원시는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4월29일 정식 개통했다.

문제점도 발견된다. 정차 공간의 길이가 한 면당 15m로 설계돼 버스가 옆으로 방향을 틀지 못해 앞차가 출발한 후에야 운행이 가능하다. 일명 ‘밀어내기 방식’이다. 버스 길이는 보통 12m로 옆으로 틀어서 나가려면 정차공간의 길이가 20m는 돼야 한다. 이 때문에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직은 소통량이 많지 않아 심각한 수준의 정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2018년 경기도 신청사가 문을 열고 수원컨벤션센터 등이 준공되면 출·퇴근 시간때 상당한 정체가 예상된다. 수원시 첨단교통과 이영인 과장은 “교통수요가 변해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일어나면 정차공간 면을 조정해 중간에 낀 버스가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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