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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잡아챈 오대산 기슭의 사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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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인섭(64·서울미술협회 이사장)씨는 33세 되던 1985년, 오대산 기슭인 강원도 어성전리(漁城田里)에 작업실을 지었다. 고기와 성벽과 밭이 많다는 마을 이름 그대로 자연이 사람을 품어주는 청정지역이었다. 이씨는 이 마을에서 시계를 잊고 바람 소리와 새 지저귐을 좇아 하루를 보내며 보이는 것 그대로를 화폭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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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섭, ‘어성전-하(夏)-화(花)’, 캔버스에 유채.

그의 ‘어성전’ 연작은 자연이 만들어낸 무한의 시간대를 특정 어름에 떠낸 것이다. 작가는 “그리는 순간의 정서를 담고 싶다”고 말한다.

이인섭 개인전 ‘4년 간의 그림일기’

10일까지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어성전의 사계-4년 간의 그림일기’는 이씨가 매순간 집중해 잡아챈 어성전의 봄 여름 가을 겨울과 특별한 기억에 관한 보고서다.

그림으로 일기 쓰듯 기록한 즉흥적 붓질이 경쾌하면서도 도탑다. 한달음에 내달린 듯한 시원시원하고 널찍한 색면은 봄날의 꿈, 여름날의 꽃, 가을날의 추억, 겨울날의 몽환을 녹여낸다. ‘어성전-하(夏)-화(花)’ 등 50여 점이 나왔다. 02-724-6322.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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