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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과 향 솔솔~ 차가운 와인 한 잔에 더위가 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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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 즐기는 화이트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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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텁지근한 여름이다. 나무 그늘에 누워 바람을 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런 계절에는 무더위를 잊게 하는 와인을 찾게 된다. 프랑스 북동부 지역 알자스(Alsace) 주에서 생산되는 화이트와인 ‘트림바크 리슬링(Trimbach Riesling)’이 좋겠다. ‘트림바크’ 가문이 화이트와인 포도 품종 ‘리슬링’으로 만든 와인이다.

알자스 지방은 위도 50도에 걸쳐 있는 프랑스 최북단 와인 생산지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 같지만 의외로 따뜻하다. 몽골 초원처럼 건조하고 햇볕이 풍부하다. 한낮의 타오를 듯한 대지도 해가 지고 나면 서늘하게 식는다. 이런 알자스의 기후를 좋아하는 포도 품종이 리슬링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몇 세기에 걸쳐 알자스 땅을 놓고 전쟁을 벌인 건 두 나라가 리슬링이 잘 자라는 땅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았기 때문이라고 와인 애호가들은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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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스에 근거지를 둔 트림바크 가문은 알자스에서 손꼽히는 와인 명가로 1626년부터 와인을 빚어왔다. 2014년 트림바크 가문의 와이
너리를 방문했을 때 알자스 최고의 와인을 만난다는 생각에 내내 설렜던 기억이 난다. 와이너리에서 10여 가지 와인을 맛 봤는데, 리슬링 품종으로 만든 트림바크 와인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풋사과를 한입 깨문 듯 혹은 레몬즙을 섞은 듯 산미가 느껴지는 와인 한 모금에 한여름 더위가 물러났다.

단맛이 거의 없는 와인이었지만 복숭아나 귤이 떠오르는 향이 맴돌아 가볍게 마실 수 있었다. 얼음물에 병을 담가 온도를 낮춰 마시면 청량감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일이나 치즈 등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도 어울리겠다.

흔히 레드와인은 오래 숙성할 수록 맛이 나고 화이트와인은 빨리 마실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이트와인에도 장기 보관이 가능한 종류가 있다. 트림바크 리슬링이 그런 와인이다. 10~20년 묵혀놨다 꺼내 먹어도 리슬링 와인 특유의 싱그러운 향과 산뜻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트림바크 리슬링 4만원 대.

글=신동혁 ‘정식당’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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