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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영업, 국민은행 알찬 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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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초기 판매 경쟁에서 실속을 챙긴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엔 은행권의 일임형 ISA 수익률 발표와 ISA 계좌이전제도 도입으로 ISA 경쟁 2라운드가 펼쳐질 예정이다.7일 주요 은행의 ISA 실적(5월 말, 신탁형 기준)을 비교한 결과 가입자 수에서 가장 앞선 곳은 KEB하나은행(42만8294명)이었다. 직원 1인당 평균 28명의 고객을 유치한 셈이다. 이어 신한은행(38만5814명), 국민은행(25만1336명) 순이었다. 가입자 1인당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순위는 달라진다. 국민은행(162만원)이 가장 많고 우리은행(95만원), KEB하나은행(67만원) 순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깡통계좌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내실 있는 진성 고객 위주로 영업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ISA 출시 첫날(3월 14일)에만 15만 명이 한꺼번에 가입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었던 농협은행은 1인당 금액이 13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5월 말 신탁형 기준 따져보니
25만 여명 가입 유치해 3위지만
1인당 금액은 162만원으로 월등
가입 고객수는 하나은행이 최고

지난 3월 14일 ISA가 출시되자 각 은행은 직원들에게 할당량을 배정하며 실적 경쟁을 부추겼다. 그 결과 전체 ISA 계좌 중 61.6%가 1만원 이하인 계좌일 정도로 ‘깡통계좌’를 양산했다(6월 10일 기준).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홍보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예적금 비중이 큰 것도 소액계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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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투자협회

은행권은 하반기엔 ISA 건수 늘리기 경쟁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국민은행은 하반기엔 직원 핵심성과평가지표(KPI)에서 ISA 항목을 제외키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ISA를 KPI에서 제외하거나 반영비중을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출시 초창기의 은행 간 실적 경쟁 바람이 잦아들었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PI는 직원의 승진과 연봉을 좌우한다. KPI에서 빠진다는 건 그만큼 직원 입장에선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사 간 본격적인 경쟁은 오히려 이제부터다. 이달 중순엔 ISA 계좌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더 이상은 고객을 많이 가입시켜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며 “금융사가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서비스와 수익률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달 말엔 지난 4월부터 일임형 ISA를 판매해온 은행권의 수익률이 공개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임형 수익률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한 승부처”라며 “앞으로 금융사간 ISA 경쟁은 수익률 위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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