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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2명 유인해 성관계하려다 살해한 60대 동성애자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숙하던 남성 2명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하려다 욕설을 듣고 흥분해 이들을 살해한 60대 동성애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김모(66)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30분쯤 부산 동구 자신의 집에서 김모(53)·이모(45)씨와 술을 마시다 이들이 술에 취해 말다툼을 하던 중 자신에게 욕설을 하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김씨를 찔러 살해하고 스카프로 이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4시30분쯤 비가 오는 데도 창문이 열려 있는 점을 이상히 여긴 집주인이 내부를 확인하던 중 침대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집주인에게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동생이 찾아와도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고 연락하기도 했다.

경찰은 집주인에게 걸려온 전화번호를 추적한 결과 경남 양산의 한 정신병원 앞 공중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키 150㎝ 가량의 왜소한 체구에 머리카락이 긴 김씨는 평소 여장을 하고 다닌 동성애자로 밝혀졌다. 또 사건 당일 부산역에서 처음 만난 이들 노숙인에게 술을 같이 마시자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가지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08년 6월에도 같은 이유로 남성을 유인해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6월 출소했다. 출소 1년 만에 또 살인을 한 것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후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예전에 알코올중독 치료 때문에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는데, 병원 관계자도 신분증을 확인하기 전까지 김씨가 여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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