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무성, 김종인·유승민보다 진보

중앙일보

입력 2016.07.04 02:30

업데이트 2016.07.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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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 본지·정치학회, 20대 국회의원 정책·이념 조사
진보성향 첫 50% 넘어…보수는 8%로 줄어들어
김종인·유승민·서청원도 중간서 약간 ‘왼쪽’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중 누가 더 보수적일까.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회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20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책·이념평가 결과 더 보수적인 사람은 김종인 대표였다. 정책·이념지수는 김 대표가 4.6, 김무성 전 대표가 4.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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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별 5개씩 모두 15개 문항을 묻는 방식이었으며, 답변 결과를 0(진보)~10(보수)으로 지수화했다. 낮을수록 진보적이다. 두 사람의 차이는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묻는 경제 분야 질문과 사형제 존치 필요성을 묻는 사회 분야 질문에서 결정됐다. 김무성 전 대표는 “경제상황을 봐가며 (법인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반인륜적 범죄를 제외한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김 대표는 “(법인세의) 현행 수준 유지가 바람직하다” “정치·사상범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에 대해선 현행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20대 의원 300명 중 217명이 응한 이번 조사 결과 의원들의 정책·이념지수 평균은 3.9였다. 이 같은 평균값은 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2012년 19대 국회 출범 직후 한 조사 때의 4.6보다 낮아졌다. 20대 국회가 더 진보적인 셈이다. 원내 1, 2당인 새누리당(19대 5.9→20대 5.4)과 더민주(19대 때 전신인 민주통합당 2.7→2.4)가 모두 ‘좌클릭’을 한 결과다.

한 예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012년 조사 땐 정책·이념지수가 6.2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4.9였다. 유 의원 스스로가 진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의 경제 분야 이념지수는 4년 사이에 2(6→4)나 진보 쪽으로 이동했다. 법인세 관련 질문에 김무성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점진적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무상보육에 대해서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자”며 도입할 수 있다는 응답을 했다.

진보성향 답변자가 늘어나면서 정책·이념지수로 본 보수-중도(4~6)-진보성향 의원의 비율은 7.8%(17명)-40.1%(87명)-52.1%(113명)로 집계됐다. 보수 24.6%(55명)-중도 38.8%(87명)-진보 36.6%(82명)였던 19대 때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번 조사에는 새누리당 의원 94명, 더민주 85명, 국민의당 33명이 응답했다. 이 중 국민의당 33명의 정책·이념지수는 3.3으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사이였다.

전체 응답 의원 중 가장 보수적인 의원은 건국대 교수 출신인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었다. 그의 평균 이념지수는 8.4였다. 이 의원의 외교·안보 분야 지수는 10이었다. 이 의원은 3일 “보수라고 해서 다 수구(守舊)는 아니다. 건강한 보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도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최고 보수 정치인’ 자리를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인 같은 당 비례대표 전희경 의원(경제이념지수 9.3)에게 내줬다.

새누리당에서 가장 진보 성향 의원은 이혜훈 의원(3.8)이었다. 친박근혜계 중진인 서청원 의원도 4.9를 기록해 당 평균(5.4)보다 진보적이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더 낮은 4.4였다.

전체 응답 의원 중 가장 진보적인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더민주 전재수 의원(0.7)이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1.1)보다도 낮았다. 전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사회의 흐름에 부합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더민주에서 전 의원과 대척점에 선, 가장 보수색이 강한 의원은 김종인 대표였다. 더민주에서는 김부겸 의원이 2.7을,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송영길 의원이 1.7을 기록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2012년 조사에선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1.8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2.2로 보수색이 강해졌다. 국민의당에서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출신인 이상돈 의원이 4.9로 당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응답하지 않았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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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중앙일보는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사회 부문에서 5개씩 총 15개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항목마다 강한 진보·진보·보수·강한 보수를 구별할 수 있는 설문을 한 뒤 응답을 평균해 정책이념지수를 산출했다. 일반 국민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5월 3~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427명)·무선(573명) RDD 전화면접조사를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평균 응답률 14.6%.

◆ 의원 정책이념 조사 연구진=▶연구 책임자 : 강원택(한국정치학회장)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원 : 가상준(단국대)·구본상(인하대)·박원호(서울대)·장승진(국민대)·정회옥(명지대)·한정훈(서울대) 교수 ◆ 특별취재팀=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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