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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성공단·동성애자 문제, 국민이 의원보다는 보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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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성인 1000명 조사해보니
국민 이념 평균은 중도
“국민도 진보쪽 이동할 것”
“정당이 유권자 맞춰갈 것”
전문가, 대선 전망 엇갈려

중앙일보는 20대 국회의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을 상대로도 정책 설문조사를 했다. 국민과 국회의원 간의 정책 격차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본지 조사연구팀이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 정책이념 평균 지수는 5.0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정책이념지수 역시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각 질문에 ①번을 택하면 0 ②번 3.3 ③번 6.7 ④번 10으로 매겨 산출했다. 20대 국회의원의 정책이념 평균(3.9)과 비교할 경우 현재 국민의 정책적 입장은 보수 쪽에 서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본지가 2012년 19대 국회 출범에 맞춰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정책이념지수는 5.8이었다. 당시보다는 다소 진보 쪽으로 이동했다. 국민의 정책이념지수를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과 비교하면 새누리당과 가장 가까웠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평균은 5.4로, 국민보다 0.4만큼 보수 쪽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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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책이념지수와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균(2.4)과는 2.6, 국민의당(3.3)과는 1.7만큼 거리가 있었다. 국민의 이념 평균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정당은 정의당(1.7)이었다.

정책 각론별로 볼 때 국민과 국회의원들과의 격차가 가장 좁은 분야는 경제였다. 대기업 규제나 법인세 인하 여부를 물은 경제 분야 질문에서 국민 이념 평균은 4.4(의원 3.5, 격차 0.9)가 나왔다. 국민의 정책이념지수 가운데 경제 분야는 정치나 사회 분야보다 진보적이었다. 외교안보 정책 방향이나 개성공단 폐쇄 결정 등에 대한 의견을 물은 정치 분야에서 국민의 이념 평균은 5.6이었고, 의원들은 4.4였다. 성적 소수자(동성애자)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사회 분야에서도 국민은 4.9로 나왔지만 의원들은 3.7로 더 왼쪽이었다.

지난 4·13 총선 정당 득표에서 새누리당은 33.5%의 지지를 받았다. 더민주(25.5%)·국민의당(26.7%)·정의당(7.2%) 등 야권을 합치면 더 많은 표가 쏠렸다. 인하대 구본상(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때 본인이 선호하는 정책·이념이 아니라 다른 요인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 총선 때는 새누리당 공천 파동 등이 여권에 등을 돌리게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까지 국민이 국회의원보다 보수적 성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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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가상준(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엘리트 계층인 의원들이 일반 국민 여론보다 경제·사회적 현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같은 이슈가 사회적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대선 때까진 국민도 진보 쪽으로 이동해 대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박원호(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경제 분야에서 진보적인 정책을 본격 추구하면 유권자들도 그쪽으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과거 양당체제에선 유권자가 선택할 여지가 좁았는데 3당 체제에선 유권자의 정책 성향을 따라가려는 정당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대선 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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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중앙일보는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사회 부문에서 5개씩 총 15개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항목마다 강한 진보·진보·보수·강한 보수를 구별할 수 있는 설문을 한 뒤 응답을 평균해 정책이념지수를 산출했다. 일반 국민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5월 3~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427명)·무선(573명) RDD 전화면접조사를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평균 응답률 14.6%.

◆ 의원 정책이념 조사 연구진=▶연구 책임자 : 강원택(한국정치학회장)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원 : 가상준(단국대)·구본상(인하대)·박원호(서울대)·장승진(국민대)·정회옥(명지대)·한정훈(서울대) 교수 ◆ 특별취재팀=김성탁·이가영·정효식·남궁욱·강태화·박유미·최선욱·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위문희·박가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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