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오픈마켓 할인쿠폰은 과세대상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6.07.04 01:49

업데이트 2016.07.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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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픈마켓에서 제공되는 할인쿠폰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베이코리아 “부가세 취소” 소송
법원 “약정 따라 에누리해준 것”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184억원의 부가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G마켓은 2003년부터 자사 사이트에 들어와 상품을 사는 ‘구매 회원’들에게 할인쿠폰을 배포하고 G마켓에 입점한 ‘판매 회원(판매자)’들에게는 할인 액수만큼 서비스 이용료를 깎아줬다.

쟁점은 이때 G마켓이 부담하게 되는 서비스 이용료를 ‘판매 장려금’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에누리액’으로 볼 것인가였다.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액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세무서 측은 “G마켓이 판매 촉진을 위해 물건값 일부를 대신 지급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특성상 상품이 아닌 판매 회원들의 서비스 이용료를 깎아주는 방식이라서 과세 대상이 아니다”고 맞섰다.

1·2심은 “G마켓은 ‘할인쿠폰 이용 시 해당 금액만큼 판매 회원의 서비스 이용료를 깎아준다’는 사전 약정에 따라 에누리를 해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이 맞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세 법률주의의 원칙에 따라 현재 규정된 요건만 충족하면 에누리액으로 봐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에누리액은 ‘품질·수량 등 일정한 공급 조건에 따라 판매 가격에서 직접 공제하는 금액’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일정한 공급 조건(할인쿠폰 발행)에 따라 판매 가격(서비스 이용료)을 깎아주는 것은 과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1월 KT가 과세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통신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통신사가 가입자의 휴대전화 가격을 깎아주는 것이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맥락이 같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에서 진행 중인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취지로 소송을 제기한 인터파크는 2013년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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