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퇴시대

[건강한 당신] 당뇨병 약 안 듣던 환자, 인슐린펌프로 혈당 정상화돼

중앙일보

입력 2016.07.04 00:01

업데이트 2016.07.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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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이 자동 주입되도록 만들어진 인슐린펌프. 주삿바늘을 피부에 꽂고 있어야해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기존의 약이나 주사제가 잘 듣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펌프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최수봉·홍은실·노연희 교수팀은 최근 미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76회 세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이 같은 논문을 발표했다. 인슐린펌프란 인슐린을 몸의 정상 췌장의 인슐린 분비 패턴에 맞게 자동으로 주입하도록 만들어진 일종의 인공 장기다. 무선호출기(삐삐)처럼 생긴 기계를 허리 쪽에 차고 다니며 피부에 가느다란 바늘을 통해 인슐린이 일정하게 주입되도록 만들어진 의료용 기기다.

병원리포트

연구팀은 평균 11년간 당뇨병 약이나 인슐린 주사제 치료를 받았는데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환자를 4년 동안 인슐린펌프를 통해 치료한 결과, 평균 8.9%였던 당화혈색소가 평균 6.6%로 떨어졌다. 또 환자 중 70%는 치료 목표인 6.5%를 유지했다. 당화혈색소란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치료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통 5.5~6.5%를 정상으로 본다.

후천적 당뇨병(제2형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생긴다. 첫째가 인슐린 자체가 잘 분비되지 않는 경우, 둘째는 인슐린 분비는 정상인데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아 혈당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음) 경우다.

연구팀은 환자를 이들 원인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살펴봤다. 그 결과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았던 환자군은 인슐린펌프 치료 뒤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 인슐린 분비는 정상이지만 저항성이 높아 혈당이 높았던 환자들은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모두 정상화됐다.

당뇨병은 크게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거나 인슐린을 직접 주입하는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들 방법으로 치료할 때는 음식 섭취를 크게 제한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췌장도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수년간의 약 치료 후에는 췌장 기능이 저하되는 사람이 많다.

인슐린펌프는 음식 섭취를 크게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혈당이 높고 낮음에 따라 인슐린을 자동 공급해 췌장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면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균형이 맞춰지면서 췌장의 기능도 정상으로 회복된다. 최수봉 교수는 “실제 인슐린펌프 치료를 꾸준히 받은 환자 중에는 인슐린 분비력이 정상화된 것으로 확인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인슐린펌프는 국내에는 아직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약 40%가 인슐린펌프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은 현재 약 1%의 당뇨 환자만 인슐린펌프를 사용한다. 기기 구입 비용이 들고, 주사 바늘을 계속 꽃고 있어야해 감염 위험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혈당 조절을 보다 정확하게 하고자 하는 환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최 교수는 “인슐린펌프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인슐린펌프 치료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미국·독일·프랑스·중국 등 2만여 명의 의료진이 참석해 인슐린펌프를 통한 치료 사례를 발표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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