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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최강창민 “결혼, 팬들 생각하면 하기 싫은데 장손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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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삶에서 사랑을 빼놓을 수 있을까. 사회적 악조건에 시달리는 요즘 청춘들을 두고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했지만 사랑을 포기한 청춘은 없다. 청춘들은 오늘도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27일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 롤링홀에서 ‘청춘의 연애, 결혼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중앙일보 6월 신문콘서트가 열렸다. 사랑을 꿈꾸는, 혹은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20~30대 관객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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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홍익대 앞 롤링홀에서 열린 신문콘서트에서 서울경찰청 홍보단원들이 ‘청춘의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슈퍼주니어 출신 최시원 일경, 동방신기 출신 심창민(최강창민) 일경, 슈퍼주니어 출신 이동해 일경, 서영택·권오현 상경. [사진 전민규 기자]

이날 동방신기 출신 심창민(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출신 이동해·최시원 일경이 속한 서울경찰청 홍보단의 공연이 예정되면서 200명 정원에 40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경찰청 홍보단과 함께 나눈 '청춘의 연애·결혼'

이날 공연장은 20대 1의 경쟁을 뚫고 초대권을 받아 든 20~30대 관객 200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특히 공연장 주변엔 초대권을 받지 못한 팬들이 출연진을 보기 위해 100m가량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중국·일본·태국 등 해외에서 몰려든 팬들도 있었다.

콘서트 1부에선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의 사회로 ‘기자 토크’가 진행됐다. 중앙일보 사회2부 채윤경·손국희 기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관객들은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털어놨다.

정금(29)씨는 “음악을 하는 남자친구와 3년 넘게 사귀고 있다. 하지만 둘 다 집을 사고 결혼비용을 마련할 생각을 하면 결혼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마른 수건을 짜내듯이 셀프 웨딩을 하거나 월셋집에서 사는 것도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한지연(21)씨는 “집안이 어려워 항상 경제적인 압박감이 심했다. 군대에 가 있는 남자친구도 데이트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휴가 때 나와서 알바를 할 정도”라며 “결혼이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는 “연인 간 다툼이나 결혼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취업·비정규직 문제 등 청년들이 처한 현실 개선부터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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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은 이날 콘서트에 참여한 관객과 20~30대 남녀 219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연애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여기는 청춘들의 응답이 눈에 띄었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7.6%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32.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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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선 ‘나 자신의 삶과 성취가 더 중요하다’(54.7%)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29.1%), 한 명과 평생을 함께할 필요가 없다(7.4%), 이성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크다(6.1%)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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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2세를 갖고 싶다(50.7%),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보내고 싶다(28.2%), 미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걱정된다(5.6%)고 답했다.

결혼과 연애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상대방과의 다툼이나 성향 차이’(39.7%)를 꼽았다. 경제적인 부담감(35.6%), 취업 문제(12.3%) 등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언급한 응답들도 있었다. 가족·지인 등 주변의 시선이 부담된다(11.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가장 선호하는 이성과의 첫 만남 유형으론 ‘학교·직장 등에서 자연스러운 만남(68.0%)’이 꼽혔다. 지인의 소개(18.7%), 소개팅이나 미팅(11.0%) 등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결혼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나이에 대한 응답은 30~33세(50.7%), 33~36세(26.0%), 26~30세(21.9%)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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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안무를 선보이고 있는 서울경찰청 홍보단원들. [사진 전민규 기자]

2부 행사에선 서울경찰청 홍보단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2000년 5월 창설된 서울청 홍보단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예방 공연, 소외계층을 위한 콘서트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홍보단의 김길주 상경이 레이저쇼와 마술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심창민·이동해·최시원 일경은 슈퍼주니어의 히트곡인 ‘로꾸거’ ‘떴다 오빠’와 동방신기의 ‘주문- MIROTIC’을 부르며 열정적인 안무를 펼쳐 갈채를 받았다. 서영택 상경의 성악 공연, 하영헌 상경의 비트박스 공연도 무대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공연 중간엔 홍보단원들과 정강현 팀장의 토크도 이어졌다.

단원들은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심창민 일경=“팬들을 생각하면 정말 하기 싫은데…(웃음). 제가 집안의 장손이라서 결혼을 하지 않으면 집안이 기울 것 같아 걱정이다.”

최시원 일경=“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제 삶의 여건이나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확답은 어려울 것 같다.”

사랑을 주저하는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권오현 상경=“요즘 젊은 세대가 돈·취업 문제 등으로 연애나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려움을 숨기지 말고 신뢰를 쌓는다면 이겨 낼 수 있지 않을까.”

서영택 상경=“큰 욕심 없이 아주 작은 일부터 상대방과 하나하나 넘어간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여기 계신 청춘들이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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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홍보단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앙코르 공연을 펼치며 2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콘서트가 막을 내렸다. 이동해 일경은 “중앙일보 신문콘서트를 통해 소극장에서 젊은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어 뜻깊었다. 사회에 좋은 메시지와 공연을 보여 드리는 서울청 홍보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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