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시로 계약” 리베이트 책임 떠넘긴 김수민

중앙일보

입력 2016.06.24 02:04

업데이트 2016.06.2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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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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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리베이트 같은 건 절대 없다”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30·비례대표) 의원 측이 23일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에 출석해 “국민의당 지시로 계약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본질이 ‘김수민 리베이트’가 아니라 ‘국민의당의 선거비용 부풀리기’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 측 “홍보기획 정당한 대가
이익 본 국민의당이 리베이트 수수”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이 대표이사였던 브랜드호텔은 당 상징(PI) 제작 등을 해주고 국민의당에서 홍보기획비를 받는 것으로 계약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왕 부총장이 개입해 비례대표 선거공보 인쇄업체인 ‘비컴’과 계약해 해당 비용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브랜드호텔 간 계약에 비컴을 끼워 넣어 선거비용을 더 많이 보전받았고 김 의원은 단순히 지시에 따랐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자금이 직접 (당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이 브랜드호텔에 내야 할 돈을 제3자(비컴 등)가 대납하는 경우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이날 ‘공동 운명체’이던 박선숙(당시 사무총장) 의원, 왕 부총장과 김 의원의 입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김 의원 측이 박 의원과 왕 부총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모두 떠넘기면서다.

검찰이 이날 김 의원을 집중 추궁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김 의원이 비컴과 세미콜론에게서 각각 1억1000만원과 1억2820만원을 리베이트로 요구했느냐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의원이 박 의원, 왕 부총장과 공모해 브랜드호텔을 통해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보고 세 사람을 함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에 제공한 용역 대가를 비컴 등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을 본 국민의당이 리베이트를 수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검찰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서 “지난 3월 17일 오전 8시쯤 왕 부총장이 비컴 대표와 함께 브랜드호텔 사무실로 찾아와 ‘브랜드호텔이 담당하는 비례대표 선거공보 디자인 업무에 관해 비컴과 따로 계약하라’고 지시했다”며 “혹여 국민의당이 비컴에 브랜드호텔로 리베이트를 달라고 요구했더라도 전혀 알지 못했고 비컴과 정상적인 계약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비컴뿐만 아니라 세미콜론에게서 브랜드호텔이 받은 1억2820만원을 주목하고 있다. 세미콜론은 김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뒤 당에 소개한 업체다. 그런 세미콜론에 김 의원은 총선 후 당 홍보위원장 신분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총선 전 약속한 대로 1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 측은 “세미콜론 김모 대표를 당에 소개하기 전 구두계약을 통해 광고제작비를 받기로 한 것을 사후 집행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중앙선관위에는 광고를 자체 제작했다면서 국고보전 청구를 한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 측은 “국민의당이 허위로 회계 보고를 한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대 총선 당시 사무총장이던 박선숙 의원을 27일 오전 소환해 선거공보 인쇄비 등 선거비용을 부풀려 국고보전 청구를 한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선관위는 앞서 국민의당이 청구한 선거공보 제작 비용 21억100여만원 가운데 5억1500여만원은 통상 가격을 초과했다고 보고 15억8500여만원만 보전해줬다.

글=채윤경·박가영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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