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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해외 서점가] 100살까지 행복하고 싶은 서른, 연봉 25%씩 쌓아둬라 전해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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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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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의 삶 (The 100-year life;living and Working in an Age of Longevity)
린다 그래튼
앤드류 스코트 지음
블룸즈베리

지금 스무 살인 이들의 절반은 100세까지 살 수 있다. 40세라면 95세, 60세라면 90세에 이를 수 있다.

『100세의 삶』의 저자인 린다 그래튼, 앤드류 스코트 런던비지니스스쿨 교수들의 예상이다. 대부분 믿기 어려울 게다. 그러니 더더욱 준비가 돼 있을 리 만무다.

저자들은 세 명의 가상인물을 통해 미래의 삶을 보여준다. 잭은 1945년에 태어났고 42년간 일했다. 은퇴 생활은 8년이었다. 급여의 일부분을 연금 형태로 저축했다. 회사와 정부도 기여했다. 지낼만했다. 71년 태어난 지미의 기대수명은 85세다. 44년 일한다면 은퇴 후엔 20년을 그냥 보내야 한다. 지금 방식대로라면 연봉의 17%는 저축해야 그럭저럭 지낼 만 하다. 98년에 태어난 제인이라면 은퇴 후 기간이 35년이다. 연봉의 25%를 쌓아 둬야 한다.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100세 시대를 위해선 자아 인식부터 재테크·교육·레저·인간관계까지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선 기존 ‘세 단계의 삶’이란 고정 관념부터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직장→은퇴 말이다.

나이가 삶의 특정 단계를 가리켰다면 장차 무관해질 것이란 전망도 했다. 20대 전후에 교육을 마치고 나머지 80년을 버틸 순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부분 두 개의 학위를 가지게 될 터인데 하나가 사고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면 두 번째는 보다 직업에 특화된 지식을 위한 것이라고 봤다. 직장도 여러 곳을 옮겨 다니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레저를 두고도 지금까지는 ‘휴식’‘오락’이란 개념이었다면 앞으론 자신을 ‘재창조(re-creation)’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긴 세월을 살아야 하는 만큼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 게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끊임없이 모색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장수가 축복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거기엔 그러나 ‘잘 대비한다면’이란 전제가 달렸다. 책엔 구체적인 방법이 담겼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자칫 100세가 저주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선 귀한 책이다.

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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