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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 이지영 기자의 블링블링] 디즈니의 새로운 공주님은 라티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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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디즈니’에 새로운 공주가 탄생한다. 오는 7월 미국 어린이 채널 디즈니 주니어에서 방영될 ‘아발로의 엘레나’(원제 Elena of Avalo) 속 공주 이름은 엘레나(사진). ‘겨울왕국’(2013,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의 엘사(이디나 멘젤·목소리 출연)와 안나(크리스틴 벨·목소리 출연)에 이은 또 한 명의 공주다.

엘레나는 마법에 걸린 동화 왕국 아발로의 16세 라틴계 공주이며, 중남미 민화와 전승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차고 영리한 성격의 소유자로, 사악한 마법사에게서 왕국과 여동생·조부모를 보호하기 위해 대결을 벌인다. 길고 풍성한 검은색 머리카락에 까무잡잡한 피부, 라틴의 정열을 상징하는 붉은색 드레스가 특징이다.

이처럼 건강미 넘치는 엘레나의 모습은, 새로운 매력의 공주 탄생을 예고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의 첫 라틴계 공주 엘레나는 최근 급성장한 라티노 시장을 겨냥한 것. 디즈니 주니어 총괄 책임자 낸시 칸터는 ABC 뉴스에서 “부쩍 높아진 라틴계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엘레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데이비드 핸드 감독)로 공주 캐릭터를 만든 이후 ‘인어공주’(1989, 론 클레멘츠·존 머스커 감독)의 에리얼(조디 벤슨·목소리 출연), ‘잠자는 숲 속의 공주’(1959, 클라이드 제로니미 감독)의 오로라(메리 코스타·목소리 출연) 등 백인 공주를 주로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됐다. 다양한 인종의 공주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첫 유색 인종 공주는 ‘알라딘’(1992, 론 클레멘츠·존 머스커 감독)의 자스민(린다 라킨·목소리 출연)이다. 이후 ‘포카혼타스’(1995, 마이크 가브리엘·에릭 골드버그 감독)의 인디언 공주, 정확히 말하면 공주는 아니지만 스토리의 핵심 캐릭터로 디즈니 측에서 공주라 인정한 ‘뮬란’(1998, 토니 밴크로프트·베리 쿡 감독)의 동양인 공주, ‘공주와 개구리’(2010, 론 클레멘츠·존 머스커 감독)의 흑인 공주가 등장했다.

최근 디즈니는 ‘주토피아’(2월 17일 개봉, 바이런 하워드·리치 무어 감독)를 통해 인종 및 성(性) 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앞으로도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캐릭터를 만들 예정”이라는 디즈니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언젠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한복 입은 공주가 나오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 본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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