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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중기] 놀이앱 ‘핑크퐁’ 게임수학 ‘토도’…쑥쑥 크는 에듀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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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교육 시장에 뛰어드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명 에듀테크(Edutech) 혹은 에드테크(Edtech)로 불리는 이들 벤처는 교육 서비스에 클라우드·빅데이터·크라우드소싱·게임 등을 접목해 교육 시장의 혁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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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전문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에듀테크 분야에 몰린 투자금 규모는 29억84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로 2011년 6억4000만 달러(약 7500억원)의 5배에 달했다.

터치스크린·SNS의 친근함이 장점
미국 초등학교 수업교재로 사용도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에듀테크 기업은 ‘듀오링고’ 같은 무료 어학공부 앱부터 ‘코세라·에드엑스·유다시티’ 같은 명문대 수업공개 무크(MOOCs), 비디오강의 기술기업 ‘칼투라’, 교사를 위한 교육 전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도너스추즈’ 등 종류도 다양하다.

벤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도 50여 개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학원·참고서·TV에 갇혀있던 교육콘텐트를 모바일 앱으로 옮겨놓거나 교사·강사의 수업준비를 도와주는 서비스 등 다양하다.

특히 최근엔 일부 검증된 에듀테크 서비스들이 기존 교육·보육기관·출판사 등과 만나 교육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연계한 오프라인 서비스)로 발전하는 분위기다. 천재교육 등 국내의 전통 교육업체들도 에듀테크 센터를 만들며 스타트업들과 협업에 적극적이다. 대교는 중등 수학교육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 ‘노리’와 손 잡았고, EBS는 최근 스페이스에듀와 함께 오답노트 앱을 출시했다. 떠오르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유아 교육시장은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급성장하는 에듀테크 시장이다. 분홍 여우 캐릭터인 ‘핑크퐁’ 시리즈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는 우수한 콘텐트로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넥슨·네이버 개발자 출신인 김민석 대표가 아버지 회사인 삼성출판사의 자회사 형태로 창업했다. 도서기획 전문가들의 유아 콘텐트에 대한 전문성을 IT 개발자들이 모바일 서비스로 잘 구현해 낸 게 성공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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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 도서 기획자들과 IT 개발자들이 창업한 스마트스터디의 유아교육 시리즈. 세계 109개국 앱스토어에서 교육 매출 1위를 기록했다.

0~5세 아이들이 모바일 동영상으로 동요·동화·숫자·영어 등을 배우게 한 핑크퐁 시리즈는 현재까지 1억1000만 글로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히 교육열 높은 중국에서도 샤오미TV에 전용 채널을 열며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학부모와 교사들의 선택을 받은 에듀테크 스타트업도 있다. 수학교육 앱 ‘토도수학’을 만든 ‘에누마’는 엔씨소프트 출신 부부 창업자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공교육 혁신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실리콘밸리의 임팩트 투자(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고 대형 학원체인을 가진 중국 탈 에듀케이션그룹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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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수학 실리콘밸리의 기업 에누마가 개발한 어린이용 수학교육 앱. 에누마는 중국 유아교육기관들에도 교육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토도수학’은 앱 개발사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이 인정한 콘텐트다. 현재 전 세계의 공식 애플 매장에 있는 전시용 기기에 기본 앱으로 설치돼 있다. 미국 내 1300여 개 초등학교에서도 정규 수업 교재로 쓰인다. 아이패드·구글 크롬북 등 기기가 공급된 미국 공교육 시장을 공략했다.

일곱살 아들을 둔 엄마인 이수인 대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젠 누구나 수준에 맞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풀며 공부하는 진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토도수학은 지난 10일 안드로이드 앱도 출시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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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풀기 못 푸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과외강사들이 풀이를 돕는 소셜러닝서비스. ‘바풀 공부방’은 시간당 3300원 개인과외 서비스.

정해진 시간에 학원에 가거나 과외강사를 직접 만나야 가능했던 과외서비스도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온디맨드(On-demand·주문형 서비스)로 진화했다. 모바일 질의응답 앱인 ‘바로풀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중고생들이 풀기 힘든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리면 다른 사용자가 문제풀이 방법과 과정을 설명해주는 소셜러닝(Social Learning) 서비스다.

‘바풀’의 이민희 대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공부하다 질문이 생기면 바로 도움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 창업했다”고 소개했다.

일종의 중고생 학습용 ‘네이버 지식인’인 셈이다. M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현재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로 실시간 서비스 중이다. 질문 하나를 올리면 답을 받는 데 15분 정도면 된다. 바풀은 지난 3월 지정 강사에게 일대일 실시간 채팅 과외를 받을 수 있는 ‘바로 공부방’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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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토익 뤼이드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 기반 토익 학습앱. 사용자의 오답 유형을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스타트업 ‘뤼이드’는 오답 데이터를 분석해 구축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 기반 앱인 ‘산타토익’은 사용자가 틀린 문제와 오답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맞춤형 문제를 추천해준다. 기존에 학원 강사의 직관이나 경험의 영역이던 문제별·유형별 연관성과 오답 패턴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냈다.

뤼이드의 장영준 대표는 “학원 수업과 문제집을 대체할 혁신적 대안은 기술”이라며 “맞춤형 학습 플랫폼으로 글로벌 객관식 시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우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는 “단순히 모바일 교육 앱을 만드는 방식보다는 기존 교육 서비스와 에듀테크가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며 “국내에선 익숙한 인강이나 방문학습지 같은 서비스가 드문 해외 시장의 특징을 잘 알고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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