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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썰전] <92>압구정동에서 잘 팔리는 매니큐어 써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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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디올, 샤넬, 나스 톰 포드.

여름을 준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매니큐어죠. 평소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는 사람이라도 여름 휴가지에선 시원하고 강렬한 색의 매니큐어를 바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름 때문이 아니라도 요즘 매니큐어는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이 됐습니다. 손톱을 예술 작품처럼 꾸미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색을 조합해 칠하기도 합니다. 이번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매니큐어들을 품평해봤습니다. 어떤 매니큐어로 이번 여름을 준비할지 골라 보세요.

디올
미소 “가장 바르기 쉬워 한 번에 끝”
영지 “3일 이후엔 유지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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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 발색력     ★★★★★  발림성     ★★★★★
광택 ★★★    색 유지력 ★★★★     솔 만족도 ★★★★★
건조 속도 ★★★★★

미소=가장 바르기 쉽고, 얇고 선명하게 발렸어. 액의 농도는 묽은데 브러시가 넓적해서 그런지 한 번만 발라도 손톱 전체에 딱 맞게 발려서 신기해. 마르고 나면 꼭 얇은 스티커를 붙인 것처럼 더 깨끗했어.

혜민=품평 제품 중 발림성이 가장 뛰어났어. 부드럽게 잘 발리면서 색도 잘 나와.

소엽=맞아. 발림성이 정말 좋아서 매니큐어를 바르는 게 서투른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어. 브러시 끝이 둥글어서 손톱 모양에 맞게 세심하게 발려.

영지=디올 매니큐어는 ‘한 번에 발리는 브러시’로 유명한데 이유가 있더라. 손톱을 바르는 기술이 별로 없는, 매니큐어에 서투른 사람에게 더 적합해. 한 번 발랐을 때 액의 양이 좀 많이 나오긴 하는데 워낙 빨리 말라서 문제가 되지 않았어.

=솔을 정말 잘 만들었어. 나 같은 ‘곰손’도 쓱 한 번 바르면 뭉치지 않고 잘 발라지는 친절한 제품이야.

형수=비결은 브러시 모양이 둥글고 모의 양이 풍성해서인 것 같아. 솔 자국 하나 없이 마치 인공 손톱을 붙인 것처럼 매끈하게 코팅한 것처럼 발렸어.

미소=컬러도 새색시 얼굴에 바르는 연지곤지처럼 또렷한 빨강인데 촌스럽지 않고 세련됐어. 이건 비싸더라도 하나 사놓으면 사계절 내내 손톱, 발톱에 아주 잘 쓰겠어.

=손가락이 길어 보이는 붉은 색이야. 손의 색이 어두운 편인 나에게도 무리 없이 잘 어울렸어.

경희=톤이 약간 다운된 빨간 색인데 매니큐어의 ‘클래식’이야.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색이지. 게다가 발색, 발림성, 건조 속도가 품평 제품 중 가장 우수했어. 지금까지 써본 어떤 매니큐어보다 만족감이 높았어. 손톱에 달라붙는 것처럼 액이 뭉치지 않고 잘 발리고 바른 후 곧바로 말랐어. 표면은 광택 없이 매트한데 어차피 이렇게 짙은 색은 위에 톱코트를 바르는 게 정석이라 큰 단점은 아니었어.

민희=한 번에 묻어나는 액의 양이 많은 건 불편했어. 꼭 병 주둥이에 한 번씩 닦아내 써야 했어.

영지=다 좋은데 아쉬운 건 유지력이야. 바른 후 3일까지는 괜찮지만 이후엔 색이 빠지거나 끝이 벗겨지는 속도가 빨랐어.

디올 베르니 젤-이펙트 꾸뛰르 네일 폴리쉬(컬러: 999번 루즈)
얇은 유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테크노 폴리머 기술을 적용해 손톱 표면에 유리처럼 매끄럽고 반짝이는 막을 만든다. 시실리움 성분이 들어가 표면을 단단하게 하고 테크노-폴리머의 접착성이 네일 위에 잘 밀착되도록 한다. 뚜껑과 손잡이가 분리된다. 브러시 끝은 둥글고 납작한 모양이다. 브러시 길이가 지난해보다 길어졌다. 10mL 3만3000원.

샤넬
민희 “1분10초면 마르고, 오래 가”
소엽 “매니큐어 냄새가 좀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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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  발색력     ★★★★★  발림성     ★★★★
광택 ★★★★★  색 유지력 ★★★★     솔 만족도 ★★★★
건조 속도 ★★★★

민희=바를 때의 느낌과 색감, 편리성, 건조 속도, 지속력까지 모든 게 좋았어. 대충 발라도 얼룩지지 않고 깔끔하게 발려. 솔 길이는 3.4cm로 긴 편인데 모 모양이 삼각형 형태여서 좁은 부위도 세밀하게 잘 바를 수 있었어. 솔에 묻어나는 액의 양도 적당해서 굳이 통에 한 번 덜어내고 바를 필요가 없어. 두 번 세 번 덧바르지 않아도 충분히 발색이 되는데 워낙 건조 시간이 빠른 데다 덧바를 필요가 없으니 더 빨리 건조시킬 수 있었어. 한 번 발라서 완전히 마르기까지 1분10초가 걸렸어.

형수=품평 제품 중 색이 가장 예뻤어. 선명하고 맑은 주황색인데 손이 더 하얗게 보이고 어려지는 기분이 좋았어. 브러시 끝이 반득하고 각진 모양인데 손톱 하나에 두 번만 칠해도 손톱 가장자리 라인까지 깔끔하게 발렸어. 너무 묽거나 끈적이지 않아서 덧칠해도 뭉침 없이 깨끗하게 바를 수 있었어.

=여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컬러야. 샤넬을 바른 손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상큼했어. 피부가 어두운 편이라 자칫하면 촌스러워 보여 오렌지 컬러를 피하는데, 샤넬의 오렌지는 괜찮았어.

혜민=40대인 내가 바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예쁜 색이었어. 손이 화사해 보이고 바르고 집안일을 해도 잘 지워지지도 않았어.

수휘=붉은 기가 약간 들어간 오렌지 계열인데 색이 선명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느낌이 경쾌해서 여름에 잘 어울리고 어떤 옷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렸어. 액 농도가 많이 묽진 않은데, 두 번 덧바르니 손톱 위에 도톰하게 올라오고 광택이 잘 나서 젤 네일을 한 것 같은 효과까지 나. 평소 손톱이 심하게 상해 젤 네일 못했는데 샤넬을 바르면 되겠어.

미소=액의 농도는 좀 걸쭉한 편으로 두텁게 발려. 하지만 뭉치진 않고 손톱에 잘 펴지면서 물감을 바르는 것처럼 색이 진하고 또렷하게 나왔어.

소엽=다른 제품보다 매니큐어 냄새가 강한 편이었어.

샤넬 르 베르니(컬러: 534번 에스파드리유)
손톱을 보호해주는 세라마이드와 바이오 세라믹 성분이 들어있다. 젤 코트와 함께 사용했을 때 최장 6일까지 컬러가 지속된다. 올해 봄여름 시즌으로 나온 네일 컬러는 5가지. 브러시는 긴 편이고 끝이 직선으로 잘려있다. 뚜껑과 손잡이가 분리된다. 13mL 3만4000원.

나스
혜민 “고급스럽고 세련된 색이야”
민희 “발색력 떨어져 덧발라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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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   발색력     ★★★★  발림성     ★★★
광택 ★★★★   색 유지력 ★★★★  솔 만족도 ★★★★
건조 속도 ★★★

수휘=색이 너무 근사해. 분위기를 내고 싶거나 파티에 갈 때 바르면 돋보이는 색이야. 뚜껑을 분리하는 이중 마개인데 손에 느껴지는 그립감이 좋아.

형수=샤넬이 ‘가장 예쁜 색’이었다면 나스는 ‘가장 세련된 색’이야. 흔하지 않은 톤 다운된 와인 컬러라 개성 있으면서 세련미가 느껴졌어. 브러시는 두툼하고 부드러워서 한 번만 솔질해도 손톱을 코팅해주듯이 발렸어. 모양은 디올과 비슷해.

혜민=매니큐어를 잘 못 칠하는 나에게도 무리 없을 만큼 발림성이 좋고 쓰기 편했어. 처음엔 솔이 짧아 잘 안 발릴 것 같았는데 예상과 달리 아주 쉽고 편하게 발리더라고. 색은 붉은빛이 도는 와인색인데 나처럼 매니큐어를 거의 바르지 않는 사람이어도 부담 없을 만큼 고급스럽고 세련됐어.

=평소 잘 바르지 않고 다른 사람이 바른 걸 보지도 못한 색이야. 그런데 세련돼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색이기도 해. 평소에 발라도 좋지만 특별한 날 바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

민희=품평 제품 중 컬러 유지력이 가장 좋았어. 색을 바른 후 30시간이 지났는데도 벗겨지는 부위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했어. 바르기도 편했는데 솔 길이가 3cm,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꼭지는 2.5cm로 잡고 바르기에 가장 안정감 있었어.

경희=네 제품 중 가장 묽고 부드럽게 발렸어. 브러시가 넓적한 데다 모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어. 하지만 색 특성 때문에 얼룩이 좀 지더라.

형수=액은 다소 묽은 느낌으로 브러시에 묻어나오는 데로 쓱 발랐더니 손톱 끝 부분에 살짝 고였어.

소엽=붓 자국이 남아 매니큐어를 잘 바르지 못하는 사람은 칠하기 힘들겠어.

민희=색은 좋지만 발색력이 좀 떨어져서 아쉬웠어. 컬러를 제대로 내려면 두 번은 덧발라야 해.

나스 네일 폴리쉬(컬러: 차이나타운)
나스의 네일 폴리쉬는 컬러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나 장소, 영화 등에서 영감을 받은 고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컬러는 1930년대 LA를 배경으로 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올해 나온 제품은 지난해보다 자외선 차단 효과와 컬러 지속력을 높였다. 뚜껑과 손잡이 부분이 분리돼 손에 쥐기 쉽고 브러시 방향이나 강약 조절이 쉬워졌다. 총 43개 컬러. 15mL 2만7000원.

톰 포드
영지 “보라 같은 포도색 독특해”
정 “솔 자국 남아 있고 잘 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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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   발색력     ★★★     발림성     ★★
광택 ★★★      색 유지력 ★★★     솔 만족도 ★★★
건조 속도 ★★★

영지=작은 향수병이 연상되는 고급스럽고 매니시한 패키지부터 시선을 확 잡아끌었어. 색은 보라색에 가까운 포도색인데 독특해. 톰 포드를 바르고 저녁 모임에 갔는데 이게 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어.

혜민=나도 톰 포드는 튀고 싶은 저녁 모임 자리에서 바르면 좋을 것 같아. 특별한 날, 특별한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제격이야.

미소=보라색 네일 컬러는 흔하지만 이렇게 붉은 기가 적고 가지색에 가까운 보라색은 드물어. 개성이 강한 색이야.

형수=포도 주스를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보라색이야. 브러시는 샤넬과 비슷하게 각지고 반듯한 모양새라 손톱이 깔끔해 보였어.

수휘=난 립스틱 같은 날렵한 패키지에 점수를 많이 줬어. 컬러도 시선을 끌었고. 소심한 나로선 평소 도전해보지 못했던 컬러인데 실제 발라보니 의외로 과하지 않고 세련된 손을 만들어줘서 놀랐어.

경희=바르는 데 기술이 꽤 필요했어. 평소 혼자 관리하고 매니큐어도 내가 직접 발라서 바르는 데는 자신 있는 편인데도 바르기가 어렵더라고.

민희=솔 길이가 쉽게 발리고 아니고를 좌우하는 것 같아. 톰 포드 솔 길이는 4.5cm로 가장 길었고 굵기도 얇아서 생각처럼 발리지 않더라고. 솔 끝 모양은 삼각형으로 되어 있어 약이 묻어나오는 양은 적당했어. 한 번 발랐을 땐 품평 제품 중 가장 얇게 발렸는데 한 번 발라서는 발색이 깨끗하게 안 되고 얼룩이 졌어.

=그래서 가장 바르기 힘들었던 것 같아. 액이 묽은 편이라 쉽게 바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한 번 지나가면 솔 자국이 그대로 손톱에 남았고 두 번 바르면 뭉쳤어.

형수=여러 번 덧칠하다 보니 건조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어.

톰 포드 뷰티 네일락커 베르니스(컬러: 16번 보르도 러스트)
2005년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로 이 제품은 2011년 색조 라인을 선보이며 만든 매니큐어다. 총 16가지 색상이 있다. 12mL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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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윤경희 기자의 화장품,  ‘어디까지 발라봤니’

메이크업 베이스 바르듯, 손톱엔 베이스 코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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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탈리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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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쉽게, 그리고 많이 사 모은 게 매니큐어였다.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스무 살 때의 나 역시 그런 생각으로 매니큐어를 사 모았다.

다음 날 어떤 옷을 입을 건지에 따라 전날 밤 그에 맞는 컬러로 매니큐어를 발랐다. 보통은 무난한 일명 ‘팥죽색’을 제일 많이 발랐지만 빨간 원피스를 입으면 빨간색으로, 검정색 옷에 스모키 화장을 할 때는 검정이나 짙은 와인색으로 스타일을 완성했다.

매니큐어는 가장 쉽게 ‘화장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었다. 화장 초보였던 당시의 나로선 아이섀도보다 매니큐어를 바르는 게 편했다. 물론 매니큐어를 곱게 잘 바르려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금 삐뚤빼뚤해도 쓱쓱 솔질 몇 번에 색이 나고 분위기도 바꿀 수 있어서 즐겨 발랐다.

사실 매니큐어를 칠하는 데는 공이 많이 든다. 컬러를 제대로 내기 위해선 두 번씩 덧발라야 하고 그 위에 ‘탑 코트’라 불리는 투명 매니큐어를 한 번 더 발라야 한다. 매니큐어가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정도다. 보통 바르고 30분에서 1시간 뒤부터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보다 빨리 움직이면 애써 바른 매니큐어를 망칠 수 있다.

1990년에 상영된 영화 ‘토탈 리콜’엔 미래 세계에서 네일 케어 하는 모습이 나온다. 주인공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찾아간 가상현실 체험 회사 ‘리콜’의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던 여직원은 상담하면서 길쭉한 기계로 무심하게 손톱을 톡톡 건드린다. 그러면 손톱 전체에 색이 싹 바뀐다. 기계에 다른 모드를 설정하면 또 다른 색으로 바뀌는 장면을 보면서 ‘저런 기계가 있다면 정말 편할 텐데’란 생각을 했다.

지금은 젤 네일이 나와 영화 속처럼은 아니어도 단 몇 분 만에 건조돼 훨씬 편해졌다. 하지만 젤 네일은 벗겨내고 난 후 손톱이 심하게 상한다. 그게 걱정되는 사람들은 주로 매니큐어를 선택한다.

매니큐어를 바를 땐 색을 내는 매니큐어 외에 ‘베이스 코트’와 ‘탑 코트’를 함께 챙겨 발라야 한다. 얼굴에 하는 색조 화장과 같은 원리다. 파운데이션이나 아이섀도를 바르기 전에 메이크업 베이스를 발라서 피부를 보호하고 더 나은 효과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베이스 코트는 매니큐어나 젤 네일을 바르기 전에 바른다. 집에서 혼자 매니큐어를 바르는 사람 중엔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손톱에 착색되거나 손톱이 변형될 수 있다. 매니큐어를 바른 후에는 투명한 탑 코트를 바르는데 그러면 반짝이는 광택이 나고 색이 오래 유지된다.

윤경희 기자

[화장품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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