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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한국의 적극적 역할 기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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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호 4 면

올라뷔르 라그나르 그림손(73·사진)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북극서클을 만들고 키운 주역이다. 북극서클은 2013년 각국 정부·학계·기업의 북극 전문가 포럼으로 출범했다. 한국은 아이슬란드 초청으로 2013년 이후 매년 북극서클에 참가하고 있다.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개최된 ‘제3차 북극서클’ 때 첫 문화행사로 열린 ‘한국의 밤’에 참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방한은 그림손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아이슬란드 관계와 북극 관련 실질 협력 강화 방안, 기후변화 분야에서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또 동북아와 유럽 등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5월 17~19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열린 ‘2016 북극서클’에 참석한 그림손 대통령을 중앙SUNDAY가 만났다. 96년 4년 임기의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내리 5선에 성공한 그는 의원내각제 국가인 아이슬란드의 상징적 국가 수반이다. 대외적인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특히 북극서클 창설 등 북극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다. 그림손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옵서버 국가들이 북극의 미래에 대해 역할을 확대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 북극서클”이라며 “북극에서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극서클의 역할은 무엇인가.“북극은 수천 년 동안 지구상에서 철저하게 고립된 채 존재해왔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북극 탐험을 시작했다. 북극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겨우 100년밖에 안 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반세기 동안의 냉전 기간에는 서방국가들과 소련의 군사적 대치로 북극은 폐쇄됐다. 그렇게 보면 북극에서 국가들 간의 협력이 이뤄진 것은 25~30년밖에 안 된다. 나를 비롯한 북극 주변의 파트너들은 4~5년 전부터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북극서클을 만들었다.”


-한국을 비롯한 옵서버 국가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북극권 국가와 옵서버 국가, 이렇게 두 갈래로 구성된 북극서클은 정부·기업인·과학자 등 여러 분야의 참가로 넘쳐난다. 이 포럼에서는 한국 등 옵서버 국가들도 정책 제안 등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극서클은 옵서버 국가들이 북극의 미래에 대해 역할을 확대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다.”


-지난해 방한 때 박 대통령과 북극항로 개척에 합의했다.“북극항로는 북극서클에서 매우 중요한 논제다. 한국과 중국은 북극항로 개척 가능성을 찾고 있다. 얼마나 빨리, 언제 북극항로가 개척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북극항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항구와 같은 기반시설은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북극권 전체에서 그린란드가 갖는 가치는 무엇인가.“그린란드의 반쪽만이 서유럽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린란드 사람들은 전부 토착민이고 헌법과 합당한 권리를 토대로 자신들의 정부를 세웠다. 따라서 그린란드는 북극권의 미래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곳이다. 또 그린란드는 매우 부요(富饒)한 땅이다. 그린란드는 국제경제의 미래에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북극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나는 50년 동안 북극을 위해 일해왔다. 2000년에 ‘북방자원포럼(Northern Resource Forum)’이라는 북극 연구를 위한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의 협력 네트워크를, 2013년에는 북극서클을 만들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북극을 위해 일할 것이다.”


-한국의 한 TV 프로그램에 아이슬란드가 소개된 뒤로 한국인들이 아이슬란드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다.“그 같은 현상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감사한다. 양국은 오랫동안 교역을 이어오고 있다. 나는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교류·협력이 북극을 위한 새로운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 한국의 적극적인 북극 정책에 매우 힘을 얻는다. 북극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양국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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