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 무하마드 알리(1942~2016)/ 북한도 맛 본 알리의 매서운 주먹
#1
"우리가 이 후레자식들을 증오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No Wonder we hate these motherfucker)”
#2
1995년 북한 평양.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마주앉은 북한 고위관리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진설명: 북한 평양 고려호텔
#3
일행이 당황해하며 알리를 급히 말렸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프로레슬러 릭 플레어는
“그 때 내 머리카락이 바짝 곤두섰다”고 말할 정도였죠
사진설명: 릭 플레어
#4
남다른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베트남전 반대, 흑인 인권운동을 벌였던 무하마드 알리가 북한의 허황된 주장에 당당하게 일침을 놨던 겁니다.
#5
그때 알리를 분노하게 만든 건 바로 북한 관리의 이 한마디.
“북한은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미국·일본은 언제든 없애버릴 수 있다”
사진설명: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카드섹션
#6
당시 알리는 일본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와의 인연으로
평양에서 열린 ‘국제 체육·문화축전’에 참가했습니다.
*1976년 알리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 선수. 현재 일본 참의원 의원
사진설명: 1976년 6월 26일, 일본 레슬러 이노키(왼쪽)의 뺨에 주먹을 대보이는 알리
#7
알리는 파킨슨병에 걸려 투병 중이었지만
평양,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초대받았죠.
사진설명: 금강산
#8
그 과정에서 북한은 김일성 동상이 보이면
알리의 머리를 숙이게 했고 칭송을 종용했습니다.
사진설명: 북한 김일성 동상
#9
심지어 "북한은 노동자들의 천국이다. 미국은 형편없다.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를 떠나기 전에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 주석께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연설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진설명: 알리가 방문했던 평양 '5월 1일' 경기장
#10
그러나 알리는 이 요구에 아무런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화답합니다.
2013년과 2014년 북한을 오가며 김정은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던
NBA 프로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과는 달랐던 거죠.
사진설명: 2014년 김정은과 농구경기 관전하는 로드먼 [노동신문]
#11
또 북한과 유착관계에 있던 이노키와도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해 아무런 칭송의 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사진설명: 2014년 8월 30일, 북한을 방문 중인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12
전 세계의 애도 속에 2016년 6월 3일, 우리 곁을 떠난 알리
"옳은 일을 위해 싸운 의인이었다"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추모처럼
링 위의 투사 알리는 링 밖에서도 ‘할 말은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취재.구성 임서영 / 디자인 주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