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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정치변화 이끌 사람”…반기문 영입엔 “우리까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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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을 “플랫폼(platform)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2017 대선을 묻다]

“보수와 진보·중도가 함께 경쟁하고, 영남·호남·수도권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정당”이라며 “그래서 여러 분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하려는 것도 그 연장선이냐고 묻자 “우리 사회는 정치 변화가 필요한데 그런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함께 경쟁하면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임기가 끝나면 영입을 제안하겠느냐고 묻자 “저희까지요?”라고 반문했다. 온도 차가 있었다. 안 대표와의 총선 후 첫 언론 인터뷰는 현충일 낮 국회 의원회관 518호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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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는 6일 인터뷰에서 “무엇이 되겠다고 일을 시작한 적이 없다.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이루는 게 목표지 대선이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안철수의 생각』에서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을 한국 사회의 대표 문제로 꼽았다. 한국 사회가 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보나.
“급한 일만 하고 중요한 일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적 문제가 한계까지 다다랐다. 어떤 사건이나 사회적 현상은 근본적으로 바탕에 있는 대한민국 구조적 문제가 그 기회를 통해 불거져 나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책임있는 사람보다는 실무자 레벨에서만 처리하고 말다보니깐 계속 다른 형태로 같은 구조적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법은.
“지금은 출산 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보육과 교육에 저출산 대책이 집중돼 있다. 근본적으로 보면 만혼(晩婚)이 문제인데 일자리와 거주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너무 장기적인 전략만 세우고 있다. 단기적으로도 여성들이 경력 단절에서 불이익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노동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이민 정책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어렵지만 결국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며 북한의 노동인력들을 활용하는 문제들도 단기대책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획기적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실효성 없는 정책이 너무 많다. 그런 것부터 재조정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ㆍ인재유출)이다. 중국은 인재유출국에서 지금은 인재유입국으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도 대표적 인재유입국이었지만 이명박 정부 전후로 인재유출국으로 바뀌었다. 양적인 노동인력 충원도 중요하지만 인재들을 어떻게 하면 유입할 수 있을건지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본인의 생각과 지지층이 생각이 정반대라면 어떻게 하겠나.
“신념을 갖고 설득을 해야 된다. 지지층 이탈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번 총선도 그런 경우 아닌가. 대한민국은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의 첫 시작점이 양당구조의 변화라 생각했고 그 신념으로 끝까지 돌파했다. 그 진정성을 이해해주는 26.74% 국민들이 변화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총선 결과를 예상했었나.
“(득표율이)20% 이상일 거라고는 믿었다.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강했다. 우리 사회는 변곡점에 와 있다. 자칫하면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아니면 겨우 한발 딛고 올라설 수 있다. 본능적 위기감을 대중들이 공유하고 있다.”
총선 때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가 국민의당 자체에 대한 지지보다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라는데 동의하나.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으로 지지를 해줬을 것이다.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묻지마 지지자’들이 아니다. 까다로운 지지자들이다. 그래서 본인들이 바라는 열망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항상 판단하고 있다. 이제 결과로 보여드리고 만들어드릴 책임이 있다.”
무엇이 안철수를 정치의 한복판에 서게 만들었나.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정치는 저한테 소명이라는 말씀을 전에도 드린 바가 있다. 국민들이 불러주셨고 제가 도구가 되겠다고 응답한 거다. 대선출마선언부터 정치 한복판에 들어와서 그 변화를 이루는 도구로서 최선을 다했던 4년이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걸 소중히 여기고 한번 했던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고자 한걸음 한걸음 딛고 있고 결과들을 만들고 있다.”
정치인 안철수의 최종 목표는 어디인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대한민국 미래 모습은 아주 간단히 말하면 함께 잘 사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거기에 한걸음이라도 더 가는데 제가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도구의 의미로 내년 대선에도 출마할건가.
“한 번도 뭐가 되겠다고 일을 시작한 적이 없다. 저는 직(職)보다 업(業)이 중요한 사람이다. 제가 말한 함께 잘 사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이루는 게 목표지, 대선이 목표가 아니다.”
그러면 더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줄 수 있나.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본다.”

이 대목에서 ‘꼭 본인이 아니어도 된다는 거냐’고 누차 물었지만, 안 대표는 답 대신 웃기만 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지금의 국민의당 중 언제가 더 행복한가.
“새정치민주연합 때도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다. 대한민국 정치의 작동원리, 정당 내에서의 일하는 방식들, 어떤 주장에 대해서 어떤 그룹이 어떤 식으로 반대를 하고,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그걸 알게 됐던 시기이다.”
본인은 보수ㆍ중도ㆍ진보 중 어디에 있나.
”우리나라가 진보, 보수 구분을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우선은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부분부터 해결을 하고나서 이념논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도 어떤 분들은 중도개혁정당이라고 했지만 저희들 스스로는 중도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국민의당은 합리적 개혁을 표방한다. 합리라는 표현을 쓴 것도 보수나 진보에 있는 분들 모두가 동의하는 게 합리라고 봤다. 합리적인 개혁이 우리사회에 필요하고 국민의당은 그걸 하겠다고 한거다.”
지난 대선 때 안 대표가 문재인 후보를 전력을 다해 돕는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우선 후보를 양보했다. 그리고 전국 유세를 46차례 다녔고, 합동 유세도 3번이나 했다. 그런데 대선 때 제가 열심히 다닌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박근혜 후보가 가 주인공이니깐 언론에 보도가 안 됐다. 선거 끝나고 제대로 알렸어야 하는데 선거 패배 때문에 상실감이 그렇게 큰 데 제가 ‘그 때 열심히 다녔어요’라고 말 할 수 없지 않나.”
아직도 그렇게 믿는 대중들이 많다.
”제가 열심히 설명하지 않는 탓이 크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업(業)들과 정치의 근본적 차이 중 하나가 정치에는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다는 거다. 제가 진실을 열심히 이야기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진실이 된다. “
문재인 전 대표와는 단일화도 이후 당도 같이 했지만 결국 결별하게 됐다. 화성 문재인, 금성 안철수라는 말도 있다. 두 사람이 정말 그렇게 안 맞던가?
“문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문 전 대표와 안 대표가 만나면 늘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나.
“그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저는 다른 정치인과의 관계에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두 사람이 만나면 말은 잘 통하나.
“저는 사업과 대학교수도 했고 지금 정치를 하고 있다. 제가 하는 일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냈고 소통의 문제는 없었다.”
문 전 대표와는 업(業)을 위해서도 같이 하기가 이제 힘들게 됐나.
“지금은 저는 사람 중심으로 정치를 보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를 보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서울 공대 교수들이 낸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 사회는 선진국에서 이미 정립된 것을 고민 없이 가져와 최적화된 생산을 하는 구조로 경제가 발전하다보니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이 축적이 안 돼 있다. 지금 시행착오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간다. 이 문제를 푸는 걸로 머리 속이 꽉 차 있다. 어떤 분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왜 이렇게 안 다니냐고 했는데 저한테 중요한 것은 문제를 푸는 해법을 찾는 것인데 언론에 얼굴 내미는게 중요한 일인지 싶다. 두 달 동안 선물이 아닌 숙제를 주신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당을 만들어왔고 여러분을 만나면서 복잡한 대한민국 문제 해법들을 찾느라고 굉장히 노력해왔다. 매일 존재감을 나타내고 정치공학적으로 하는 게 뭐가 중요한가 싶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왜 그렇게 영입하려고 하나.
“(웃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양극단이 정치 변화를 막고 있다. 거기에 대해 유권자들이 의사를 표현한 게 이번 총선결과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정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가 총선 전에도 말한 것처럼 국민의당은 진보, 보수, 중도 후보들, 영남, 수도권, 호남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그런 플랫폼(platform) 정당이 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게 진심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기문 총장에게도 임기 종료 후 영입제의를 할 수 있는가.
“저희까지요?(웃음) 저희들은 열심히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가 그 중심으로만 판단하고 있다.”
반 총장이 정치에 뛰어드는 것을 말리고 싶은 생각이 있나.
“본인의 선택 아니겠나. 대한민국의 문제가 엄중한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선에 대한 생각을 가진 분들은 전부 우리나라 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는지 솔루션을 갖고 계셨으면 좋겠다.”
손 전 고문 등이 국민의당에 입당한다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가 오는거다.
“현명한 국민들 판단을 항상 믿는다. 이번 총선을 보면 정치인들은 덧셈, 뺄셈만 했는데 국민들은 알파고 수준이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력을 지닌 유권자들이 대한민국 유권자라고 본다.”
플랫폼 정당이라고 하면 기성정당에 있는 분들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전제인가.
”우리나라를 합리적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국민의당이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주부터 강연 등 외부일정을 한다고 했다. 해답을 찾은 건가.
“큰 그림들은 그렸다. 경제 분야에서는 공정성장론이라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제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려는 마음이 더 크다. 경청이 중요하다고 본다. 제가 하는 방향이 맞는 건지 그걸 던지고 이야기를 듣는 게 굉장히 값진 일이다. 지난 총선 때 공정성장론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성장과 분배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게 아니라 선순환 구조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청년이 하는 이야기가 자신은 당장 아르바이트 임금을 체불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데 성장, 분배 이야기를 하면 귀를 닫는다고 하더라. 구조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당장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책을 체감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생각했다.”
격차 해소와 평화통일을 시대정신으로 이야기했다. 청년일자리 문제, 격차해소 문제에 대해 해법을 갖고 있나.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격차문제는 빈부격차 뿐 아니라 세대, 남여, 교육, 지역,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격차들 사이에서 악순환 연결고리가 작용해 한 분야 격차가 악화가 다른 분야의 격차를 가속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서로 얽혀있다. 왜 격차가 심해지는지 봐야 한다. 빈부격차만 보면 대기업-중소기업간의 격차 ,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격차, 일자리 절대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게 문제다. 빈부격차는 이 세 가지 문제를 다 풀어야 한다. 거기에 대한 나름대로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놓은 것이 공정성장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를 22%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한 국민의당 입장은 무엇인가.
“당내에서 아직 공론화를 못해봤다. 개인적 생각을 말하자면 세금에서 가장 중요한 게 누진적 적용이다. 실효세율로 보면 순이익 5000억 원 이상 기업의 실효세율은 16% 정도인데, 5000억원 이하의 기업은 실효세율은 18%다. 거꾸로 돼 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기업이 더 적게 낸다. 이런 구조는 옳지 않다. 이 부분을 바로잡지 않고 명목세율만 올리면 그 구조가 그대로 간다. 정부는 정부대로 세금을 투명하게, 효율적으로 쓴다는 데 국민적인 신뢰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조세 저항이 심하다. 우리나라는 저부담 중복지 구조로 가고 있다. 조세부담 없는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한다. 세금을 어디서 얼마나 더 걷어야 되는가, 그 다음에 이 세금을 어떤 분야에 어느 정도로 써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다음 정부에 논의를 시작하면 임기 내내 논쟁하다 실행력이 떨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하게 해줘야 한다.”
법인세의 역진 현상을 해소하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이 다른 수밖에 없는데 세금 감면 문제 등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에 대해 야당 일부에서는 경영자들의 책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의하나.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을 안지고 일이 반복됐다.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까지 연결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땜질식으로만 정부 자금만 집어넣었다. 이제는 국회를 우회해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내게 하는 발상도 하는데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구조조정이 급하다. 빠른 시간 내에 국회 논의를 거쳐서 해결이 돼야 하고 빨리 원구성이 되어야 한다.”
7일이 원구성의 법적 기한이다.
“총선 직후에 여러 언론에서 국민의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3~4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희들은 의석수에 비례해 2석만 갖겠다고 했다. 국민의당까지 뭘 갖겠다고 하면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게 된다. 양당이 합의만 하면 바로 개원할 수 있도록 저희가 처음부터 내려놨다. 지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당에서 서로 욕심을 부리고 있다. 5일 박지원 원내대표와 장시간 논의를 했다. 문제를 풀 때 여러 가지를 한 번에 하면 문제가 안 풀린다. 당장 내일이라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를 확정해야 된다고 본다. 그렇게 확정하면 국회의장 투표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럼 국회의장부터 확정하면 된다. 그 다음 부의장 확정은 좀 더 쉬울 것이고 다음으로 상임위를 확정하면 된다. 일단 국회의장만 뽑으면 개원도 가능하다.”
양당이 정한 후보로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를 하겠다는 건가.
“후보부터 정하면 3당이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청문회법의 악용을 우려하는 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수준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야당에서 청문회를 악용하면 반드시 심판 받는다.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셨는데 국회 개원과 별도로 진행하겠다.”
재의(再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재의를 해야 된다. 만약에 재의가 안 되면 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국회가 권한을 더 갖고 이걸로 정쟁을 하는 문제가 아니라 민생 문제를 너무 늦지 않게 빨리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서 그렇다. 가습기 살균제도 정부도 빨리 대응 못하고 국회도 빨리 대응 못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해 남긴 트위터 글로 굉장히 많은 비판을 받았다. 글을 적으신 본마음은 무엇인가.
“사망한 김모군은 저의 아이보다 어렸다. 그 부모님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 싶어서 적었다. 그런데 진심이 전달이 안 되고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수정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그것까지 생각해서 수정한건데 그걸로 비판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싶다.”
국회에서 여야 간의 증오의 정치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사람관계가 대화를 하면 오해가 많이 풀린다. 국회에 처음 등원했을 때 무소속으로 저쪽 끝에 앉았다. 저희 줄에는 새누리당 3명, 무소속,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있었다. 줄모임해서 같이 밥을 먹었다. 고등학교 모임을 가면 선배들은 다 새누리당이고 저는 야당이다.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국은 다 우리나라를 제대로 잘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국회에 들어왔더라.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반대로 저 사람은 우리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증오하기 시작하면 아무 대화도 안 된다. 20대 국회에서는 가능하면 소규모 모임이 많아지면 좋겠다. 예를 들면 저는 범띠인데, 우리 당에서도 범띠모임을 한 적이 있다. 차라리 다른 당을 포함하는 범(凡) 범띠 모임도 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
다른 당 정치인들 중 ‘이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하는 사람은.
“(잠시 생각한 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참 좋았던 게 청년문제에 관한 언급을 할 때 진정성이 느껴졌다. 머리로 고민한 게 아니라 가슴으로 고민한 흔적들이 묻어나 있었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서민의 아픔을 품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 국회의 역할이란 면에서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대표 연설 중 제일 공감했다.”
20대 국회에 미래일자리 특위와 20대 공통공약 점검특위 공약했는데.
”중요한 것은 약속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과 그 다음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그 말을 위원회 형식으로 말씀드린 거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경쟁적으로 법안만 제출하고 지금까지 된 적이 없는 데 이번에는 이제 새로 뽑힐 국회의장이 현역이나 당 외부 인사들, 국회 내부, 외부 인사들을 모아 위원회를 구성해 거기서 안을 만들어 함께 통과시키는 게 거기서 합리적 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중대선거구제 포함한 정치개혁은 언제쯤 추진할 건가.
”일단은 국회를 개혁하고 시급한 민생문제부터 해결해나가면서 이렇게 일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 다당제가 제도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이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죠. 내년 4월 얼마나 많은 재보궐 선거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 공천파동으로 국민들이 많이 실망했기 때문에 공천제도와 함께 여론조사 문제점도 지금 당장 아니더라도 정기국회 중에 다루면 내년 재보궐부터 적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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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때 교섭단체 안되면 국민 눈높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는 항상 예외 없이 결과에 책임을 져왔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그렇게 해왔다. 그런 생각으로 이야기 한 거다. “
남북관계 해법은 찾았나.
”간담회에서 말했듯 제재만으로 (북한) 체제가 망하지는 않는다. 결국 제재의 끝에는 대화테이블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걸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점에 시작할 것인가 전략적 고민이 있는가 우려를 하고 있다. “

◆ 만난 사람=박승희 정치국제에디터 겸 정치부장, 정효식·안효성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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