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각양각색 장식에 얇은 끈, 샌들의 화려한 외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기사 이미지

1 프리미아타의 통굽 샌들. 2 지니킴의 레이스업 신발. 3 나무하나의 통굽 샌들. 4 질샌더의 슬라이드. 5 페르쉐의 통굽 샌들(위 사진). 촬영 협조=최지선(모델)

올여름 신발 스타일

끈으로 발목 감싼 레이스업
금속·구슬 장식 단 슬라이드
뒷굽만 7~8cm 높인 통굽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양말을 벗고 여름 신발을 준비할 때다. 올여름에는 얇은 가죽 끈으로 발목을 감싼 구두부터 리본 장식이 있는 통굽 샌들까지 각양각색의 신발이 패션 피플을 기다리고 있다. 여성미 물씬 풍기는 신발로 멋스러운 여름 패션을 완성해 보자.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선 배우 이민정의 패션이 화제를 모았다. 연한 하늘색 롱셔츠에 발목이 드러나는 흰색 바지를 입었다.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옷차림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신발. 뒤꿈치가 뚫린 슬리퍼 형태의 반짝이는 은색 샌들이 포인트가 됐다. 평소 편안한 운동화를 즐겨 신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하지원은 지난달 굽 높은 샌들을 신고 공항에 나타났다. 네 개의 얇은 끈이 발등을 감싸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통굽 샌들이었다.

여성미 돋보이는 디자인·색상

올여름 여성 신발이 보다 화려해졌다. 지난해까지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디자인의 구두나 어두운 색상의 투박한 스포츠 샌들이 유행했다. 올해는 큐빅이나 리본 장식이 달려 여성미를 강조한 디자인의 신발이 많이 나온다. 색상도 한층 화사해졌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윤인영씨는 “지난해엔 꾸미지 않은 듯한 멋을 내는 ‘놈코어(normcore)’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과한 장식을 빼고 실용성을 강조한 신발이 많았다”며 “올해엔 복고풍 패션이 유행하면서 통굽이나 화려한 장식이 있는 신발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얇은 끈을 발등부터 발목까지 감싸거나 발목만 끈으로 묶는 ‘레이스업(lace up)’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디자인은 발등이 드러나고 가느다란 끈이 발목을 얇아 보이게 한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페라가모’는 파랑·분홍·초록 등의 레이스업 신발을, 프랑스 신발 브랜드 ‘미넬리’는 발등부터 발목까지 끈을 지그재그로 연출한 레이스업 샌들을 각각 내놨다.

기사 이미지

2016 S/S 돌체앤가바나 패션쇼에서 크리스털로 장식한 통굽을 신은 모델이 무대에 올랐다.

뒤꿈치가 뚫려 있어 신고 벗기 편리한 슬리퍼 모양의 ‘슬라이드’도 많이 나온다. 금속이나 구슬, 끈 장식이 더해진 제품도 있다. 굽 높이도 다양해졌다. 굽은 1~2cm로 낮지만 반짝이는 구슬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높은 굽의 웨지힐(밑창과 굽이 연결된 형태) 슬라이드도 눈에 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올여름 신발의 앞코가 뾰족하고 여러 가지 색상의 크리스털이 달린 슬라이드를 선보였다. 미국 패션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는 발등에 운동화 끈 장식이 있는 8cm 높이의 통굽 슬라이드를 내놓았다. 마이클 코어스 정체리 매니저는 “지난해까지 편안하고 투박한 디자인의 슬라이드가 유행했다면 올해엔 발등 부분에 장식이 있거나 굽이 높아진 형태 등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디자인이 강세”라고 말했다.

뒷굽만 높은 통굽 신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엔 신발 밑창 전체가 균일하게 두꺼운 ‘플랫폼 신발’이 많았다. 올해는 플랫폼 형태보다는 뒷굽 높이만 7~8cm 정도 되는 통굽 신발이 많이 나온다. 영국 신발 브랜드 ‘닥터마틴’은 올해 처음으로 통굽 샌들을 선보였다. 싱가포르 신발 브랜드 ‘찰스앤키스’는 심플한 디자인의 흰색 샌들에 뒷굽만 금색으로 강조한 통굽 제품을 출시했다.

고급스러운 남성용 가죽 샌들

기사 이미지

정장에도 어울리는 남성용 여름 신발인 페라가모의 에스파드리유(왼쪽)와 가죽 샌들.

투박했던 남성용 여름 신발도 올해엔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지난해 스포츠 샌들같이 편안한 디자인이 대부분이었다면 올해엔 정장에도 신을 수 있는 가죽 소재 샌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발가락이 보이지 않게 앞부분을 가린 가죽 샌들, 2~3개의 두꺼운 가죽 줄이 발등을 감싸는 디자인 등 다양하다.

신발 밑창을 삼베·밀짚 등 천연 소재로 엮어 만든 ‘에스파드리유(espadrille·프랑스인이 해변에서 즐겨 신은 민속 신발의 일종)’도 나왔다. 바닥이 폭신하고 소재가 가벼워 시원한 느낌을 주는 여름 신발이다. 밑창은 삼베로 만들고 발등은 가죽으로 만든 고급스러운 디자인부터 마 소재나 데님을 덧댄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국내 신발 브랜드 ‘렉켄’ 디자인팀 이혜정 이사는 “남성용 에스파드리유는 밑창이 낮은 디자인보다 높이가 3~4cm 정도 되는 밑창을 선택하면 좀 더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 한층 화려해진 신발을 신는다면 함께 입는 의상은 단순하게 차려입는 것이 좋다. 신발에 과한 장식이 달렸거나 색상이 화려하면 하의는 무늬가 없는 단색이 조화롭다. 신발과 하의 모두 눈에 띄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발 모양에 따라 신발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뒤꿈치 부분이 뚫린 슬라이드는 발등에 있는 가죽이나 천이 신발의 전체적인 스타일을 좌우한다.

발 볼이 넓다면 발등이 꽉 끼어 보일 수 있어 슬라이드를 피하는 게 좋다. 신세계백화점 브랜드 전략팀 송지은 과장은 “발목이 굵은 사람이 레이스업 신발이 유행이라고 무턱대고 신으면 두꺼운 발목만 강조돼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 프리랜서 장석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