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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 권투전설 떠나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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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2 면

알리가 1965년 5월에 열린 2차 대결에서 소니 리스턴을 링에 다운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전설적인 권투선수 무함마드 알리가 3일(현지시간) 7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 2일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자택 인근 애리조나 피닉스의 한 병원에 입원했으며, 병세가 악화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알리는 권투선수 은퇴 3년 만인 1984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왔다.


1942년 켄터키 루이빌에서 태어난 알리는 12세 때 권투를 시작해 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땄다. 이후 프로로 전향해 세 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통산 19차례 방어에 성공하면서 60~70년대를 풍미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 그가 64년 2월 25일 당시 WBA/WBC 통합 챔피언인 소니 리스턴에게 도전해 승리하기 전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은 알리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알리는 이 경기에서 7회 KO승으로 리스턴을 꺾고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베트남전으로 징집영장이 발부되자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며 병역 거부를 선언, 챔피언 벨트를 빼앗기기도 했다. 그는 64년 본명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가 흑인노예 이름이라는 이유로 무함마드 알리로 개명했다.


알리는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던 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식의 성화 최종 점화자로 등장해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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