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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치중하다 스페인에 6실점, 슈틸리케 오늘 체코전도 ‘공격 앞으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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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25면

한국축구대표팀이 5일 밤 10시 체코 프라하에서 ‘동유럽의 강호’ 체코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앞서 스페인과의 맞대결에서 완패해 가라앉은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사진) 감독은 또 한 번의 공격축구를 천명했다.


공격 에이스 손흥민(24·토트넘)은 2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A매치 평가전 도중 돌출 행동을 했다. 후반 16분 교체 아웃돼 벤치에 들어오자마자 화를 내며 수건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축구팬들은 “투지를 드러낸 장면”이라는 주장과 “경솔한 행동”이라는 주장으로 나뉘어 갑론을박했다. 이튿날 취재진 앞에 선 손흥민은 “우리는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다. 그것을 알기에 아쉬운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면서 “의도와 상관 없이 잘못된 행동이었다.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행동은 스페인전 당시 우리 선수들이 느낀 좌절감과 위기의식을 대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 한국은 ‘무적함대’ 스페인(6위)과의 맞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1-6으로 완패했다. 알바로 모라타(24·유벤투스)와 마누엘 놀리토(30·셀타 비고)에게 두 골씩, 세스크 파브레가스(29·첼시)와 다비드 실바(30·맨체스터시티)에게 한 골씩 내줬다. 후반 교체 투입된 주세종(26·FC서울)이 후반 38분 만회골을 터뜨려 영패를 면했다.


한국 축구가 A매치에서 6실점한 건 지난 1996년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전(2-6패) 이후 20년 만이다. 슈틸리케호는 최근 16경기 연속 무패(13승3무) 및 10경기 연속 무실점(이상 쿠웨이트전 3-0 몰수승 포함) 행진도 마감했다. 스페인전을 통해 들여다 본 ‘아시아 최강’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은 기대 이하였다. 축구팬들은 “6월1일이라 6대1로 진 것이냐”며 대표팀을 비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전 다음날 취재진과 만나 “수비 위주의 전술을 고집했다면 실점을 줄일 수 있었겠지만 과감한 실험은 할 수 없다. 결과를 놓치더라도 미래를 얻고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적으로 경기하면서 우리의 경쟁력과 약점을 정확히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전 대패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됐다. 잿더미 밖에 남지 않았지만, 잘 추스리고 정신적으로 재무장해 체코와의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체코는 힘과 테크닉을 겸비해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평가받는다. 2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베테랑 골키퍼 페트르 체흐(34)를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시 로시츠키(36·이상 아스널), 장신(1m90cm) 공격수 토마시 네시드(27·부르사스포르), 공간 침투가 뛰어난 측면 수비수 테오도르 셀라시에(30·베르더 브레멘) 등이 요주의 인물이다.


슈틸리케호는 체코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정면승부를 준비 중이다. 3일 훈련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은 세계적인 강팀이지만 체코는 스페인과 다르다”면서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을 상대할 땐 가급적 공격 위주의 내 축구 철학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올렸다가 전반에만 3실점을 했다. 후반에는 전술적으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면서 “현 대표팀 멤버 구성상 믿음직한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이 보이지 않는 만큼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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