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선거법 개정 준비특위 9월 정기국회서 발족시켜야”

중앙일보

입력 2016.05.31 00:45

업데이트 2016.05.3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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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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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전 총리는 “20대 국회는 기존의 판짜기보다는 틀 자체를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번 총선의 결과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민심이 폭넓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총선은 끝났지만 20대 국회는 기존의 판 자체를 바꿔야 하는 정말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기조강연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 세미나

이홍구 전 국무총리(중앙일보 고문)는 20대 국회를 ‘비상국회’라고 표현했다. 외부적으론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 있고, 내부적으론 양극화의 심화로 국민 대다수가 분노와 무기력증에 빠져 있음을 지적했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각계 원로와 정계·학계 인사 40여 명이 모여 한국 정치의 혁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대 국회의 중요과제’ 세미나에서다. 새 국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을 제시하고,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기조강연을 맡은 이 전 총리는 “지금은 판 짜기보다는 틀 자체를 고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해소해야 할 문제로는 계파 갈등을 꼽았다. 또 정치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인물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9월 정기 국회에서 헌법과 선거법 개정을 준비하는 특위를 발족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명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는 숱한 정치개혁, 의회개혁, 사법개혁 등을 단행해왔지만 부분적으로만 효과가 있었거나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을 몰아주는 ‘초대통령제’ 탈피, 비례대표제와 다당제 등의 내용을 포함한 헌법개혁과 국가개혁을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극화로 인한 사회갈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국회가 앞장서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지금 수준의 갈등 조정능력과 정치력으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균 정의당 공동대표 등도 참석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대화문화아카데미는 1965년에 설립된 기독교사회운동단체로 정치·사회적 어젠다를 주제로 한 해 20여 차례의 세미나를 열고 있다. 2011년에는 새로운 헌법안을 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있다.

글=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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