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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봉 주교, 한국의 인문을 말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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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사목의 대부' 두봉 레나도(87) 주교가 27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인문가치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한다.

이날 기조강연을 앞두고 이효걸(64) 안동대 교수가 한 달 전쯤 두봉 주교가 노후를 보내고 있는 의성군 봉양면 문화촌에서 만나 대담했다.

두봉 주교는 "한국에서 60년을 살았지만 한국어로 원고를 쓰는 건 여전히 어렵다"며 "인터뷰 내용을 글로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번 기조강연 원고는 이 대담이 토대가 됐다.

두봉 주교는 대담에서 "우리 시대는 개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심을 추구하는 개인주의 시대"라고 진단하고 "이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세상의 모든 것은 어느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서로 자기가 아끼는 것을 생활 속에서 남들과 나누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봉 주교는 프랑스 파리 외방 전교회 선교사로 1955년 한국에서 사목 활동을 시작해 69년 초대 안동교구장이 됐다. 그는 10년 동안 안동교구장을 맡아 농민회 운동과 농민회관 건립 등 농민 사목에 힘을 기울였다. 또 사회복지시설 건립과 청소년 교육 등 안동지역에서 평생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았다. 특히 70년대 후반 '가톨릭 농민회' 때는 지역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안동 사람들이 고 권정생 시인과 함께 가장 존경하는 현대 인물이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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