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산대로 맛있는 지도] 모던이냐 클래식이냐, 청담동서 펼쳐지는 한식 대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남통신이 ‘맛있는 골목’을 찾아 나섭니다. 오래된 맛집부터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주목받는 핫 플레이스까지 골목골목의 맛집을 해부합니다. 빼놓지 말고 꼭 가봐야 할 5곳의 맛집은 별도로 추렸습니다. 한 주가 맛있어지는 맛있는 지도, 이번 회는 5월 한 달 동안 3곳의 레스토랑이 문을 열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청담동 도산대로(SSG푸드마켓 인근) 맛집입니다.

기사 이미지

도산대로 안쪽은 대로와 달리 한적한 분위기 주택가다.

미식가 사로잡은 SSG푸드마켓, 인근 맛집도 떠
이달 문 연 레스토랑 3곳 중 2곳이 모던 한식당
동네 터줏대감 ‘비금도’ ‘청담골’도 꾸준히 인기

고급 식당과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선 청담동은 트렌드를 이끄는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핫한 동네였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 발레파킹 서비스를 선보였고 테라스·브런치 등 청담동 스타일을 유행시켰습니다. 도산대로 SSG푸드마켓 주변인 구 엠넷사거리 인근에도 고급 식당들이 자리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가겟세 때문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세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지금까지 손꼽히는 맛집은 드뭅니다.

그러나 2012년 SSG푸드마켓이 문을 열며 식문화에 민감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전부터 동네를 지키던 맛집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달에만 3곳의 레스토랑이 문을 열며 요즘 가장 핫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학동사거리에서 청담사거리까지 800m 길이의 도산대로는 왕복 10차선과 양옆에 빌딩숲이 들어서 있다. 학동사거리에서 경사진 도로를 따라 500m 정도 오르면 몇 년 새 랜드마크로 떠오른 SSG푸드마켓 청담점(이하 SSG푸드마켓)이 있는 피엔폴루스 빌딩이 나온다. 한여름의 강한 햇살 속에 경사진 도로를 걷다 보면 금세 땀이 나지만 SSG푸드마켓 인근은 도로가 평평한 데다 높은 빌딩이 만들어준 그늘 때문에 잠시 쉬어가기 좋다.

특히 피엔폴루스 지하 1층에 있는 SSG푸드마켓은 다양한 먹거리가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SSG푸드마켓뿐 아니라 대부분 식당이나 매장에서 발레파킹 서비스를 실시하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해도 부담이 없다. 피엔폴루스 앞엔 4212번 등이 서는 버스정류장(차병원차움)이 있어 대중교통으로 찾기에도 편리하다. 대로 안쪽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나무를 심은 주택과 낮은 빌딩들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다.

기사 이미지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트렌드세터 모이는 SSG푸드마켓·카레클린트

최근엔 SSG푸드마켓 인근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엠넷사거리로 불렸다. 2009년 음악방송국 엠넷이 상암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현재 동물병원 이리온이 있는 빌딩에 있었기 때문이다. 엠넷이 떠난 후 이곳엔 이렇다 할 랜드마크가 없었다. 피엔폴루스빌딩에 연예인들이 산다는 소문 정도였다. 그러다 2012년 빌딩 지하에 프리미엄 식품관을 내세운 SSG푸드마켓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피엔폴루스 1층에 자리한 일식당 ‘호무랑’의 김은희 지배인은 “2012년 7월 SSG푸드마켓이 문을 열며 주변에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이전에 압구정동으로 향하던 강남 고객이 청담동으로 발길을 옮겼고 이후 주변에 새로운 레스토랑이 잇따라 문을 열며 핫 플레이스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SSG푸드마켓은 산지에서 나는 제철·유기농 식재료부터 국내에 보기 드문 수입 식재료까지 다양한 먹거리로 미식가와 트렌드 세터를 사로잡았다. 맛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잦은 방문은 주변에 맛집들이 등장하는데도 기여했다. 또한 SSG푸드마켓엔 식재료뿐 아니라 베이커리·일식당·카페·푸드코트(그래머시홀) 등 합리적인 가격에 맛 좋은 음식을 선보여 친구나 연인, 가족 단위 고객을 만족시켰다. 특히 1층에 자리한 일식당 호무랑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일본 소바의 명가인 사라시나 호리이와 제휴해 선보인 수타 소바는 따뜻한 물과 50% 이상 정제된 메밀로 만들어 메밀 본연의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 초엔 푸드코트인 그래머시홀을 리뉴얼해 떡볶이 같은 분식부터, 커리, 조선호텔 도시락 등 메뉴를 다양하게 변화시켰다. SSG푸드마켓에서 만난 주부 이현지(42·청담동)씨는 “장도 보고 식사도 할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종종 찾는다. SSG가 생기기 전엔 집에서 가까워도 잘 오지 않았는데 요즘엔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다”고 말했다.

카레클린트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기도 트렌드 세터의 발길을 끌고 있다. 퍼니처 카페라는 이름처럼 수제 원목가구를 체험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이곳은 20·30대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핫 플레이스로 자리했다. 카레클린트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동네를 찾는 사람도 함께 늘어났다. 18일 오후에 찾은 카레클린트 앞엔 4~5팀의 사람들이 발레파킹 맡긴 차를 찾기 위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붐볐다.

‘도사’ ‘주옥’ ‘다담’ 등 셰프의 한식 레스토랑

한동안 잠잠했던 주변은 이달 초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모던 한식당 ‘도사 바이 백승욱’과 한식 비스트로 ‘주옥’, 중식당 ‘더라운드’가 잇따라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3곳의 레스토랑 중 2곳이 한식당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한식은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밍글스·정식당 등을 중심으로 한국 고유의 음식이나 식재료, 먹는 방식을 최신 요리 기법 혹은 해외 트렌드와 접목해 재해석한 모던 한식당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SSG 인근 사거리도 마찬가지다. 피읖이 있던 자리에 문을 연 도사 바이 백승욱은 모던 한식당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셰프 아키라백(백승욱)이 고국인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인 모던 한식당이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메뉴를 코스로 선보인다. 한식 비스트로(음식과 와인을 함께 제공하는 편안한 분위기의 작은 식당) 콘셉트의 주옥도 셰프와 미식가 사이에서 주목받는 공간이다. 점심은 코스, 저녁은 단품 메뉴를 판매하는데 한식에 어울리는 맥주·전통주·와인을 페어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 한식당의 포문을 연 건 2012년 오픈한 다담이다. 고급 한식당은 주로 강북에 있고 강남엔 파인 다이닝과 고깃집이 대세였다. 청담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담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홍보팀 이화선 부장은 “패션과 뷰티를 비롯해 레스토랑·카페 등 모든 분야에서 앞선 트렌드를 선보이는 청담동에 정통 한식을 선보이기 위해 지금 자리에 다담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주 고객층도 비즈니스와 가족 모임 등을 위해 찾던 30대 이상 고객에서 20대 고객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한 지인이나 외국인에게 전통 한식을 소개하기 위채 찾아오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네 터줏대감인 청담골과 비금도도 꾸준히 인기다. 두 집 모두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밥집이다. 청담골은 구수한 누룽지 백반으로 유명한데 큼직한 대접에 담긴 누룽지와 김치찌개·계란찜·나물 등 10가지가 넘는 밑반찬이 나와 밥집 찾기 힘든 청담동에서도 손꼽히는 밥집으로 유명하다.

육전과 남도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식당 비금도도 동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이다. 육전·전복전·낙지전 등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바로 부쳐낸 고소한 전과 한 상 가득 깔끔한 맛의 남도 반찬을 차려 내는 정식 모두 인기다. 병과점 ‘합’은 한식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주변 한식 지도에 다양성을 더했다. 요즘 보기 드문 전통 과자인 주악을 비롯해 고소한 인절미와 계절 메뉴로 한식 디저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Tip 청담동 SSG 주변 즐기기

즐길거리 : 좋은 식재료와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SSG푸드마켓 청담점은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SSG 후문 인근의 ‘카레클린트 플래그십 스토어’는 카페를 겸하고 있어 최근 인기인 가구를 구경하며 차와 식사도즐길 수 있다.

주변 즐길거리 :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산공원과 명품거리가 있어휴식과 쇼핑 모두 즐길 수 있다.

주차 : 대부분 매장이 발레파킹서비스를 한다.

피하면 좋은 날 : 주말. 평소에 도 유동인구가 많지만 주말엔 특히 찾는 사람이 많아 SSG푸드마켓이나 식당 모두 주차 대기 시간이 길다.

도산대로 대표 맛집

주옥

기사 이미지

이달 초 문을 연 한식 비스트로(편안한 분위기의 작은 식당)로 셰프들과 미식가들이 페이스북 등 SNS에 방문 후기를 올리며 최근 가장 화제인 곳이다. 점심엔 코스, 저녁은 단품 메뉴를 판매한다. 점심 코스가 2만원대로 가격이 높지 않지만 맛과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다양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과 이에 어울리는전통주·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다양한 제철 요리와 화이트와인을 같이 곁들이는 것을 추천
한다. 식사 전 생강·사과 식초 등으로 직접 담근 식초 9종을 맛볼 수 있다. 식당 안에도 직접 담근 식초를 진열해 한식당의 느낌을 살렸다.

○ 대표 메뉴: 죽순과 소라 1만8000원, 다래순무침과 꼬막 1만6000원, 죽순무침과 새우 1만6000원, 민어연잎찜 3만8000원
○ 영업시간: 낮12시~오후 2시, 오후 6시~자정(일요일은 오후 10시까지)
○ 전화번호: 02-518-9393
○ 주소: 강남구 선릉로 148길 52-7 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DOSA 바이 백승욱

기사 이미지

미국에서 ‘아키라백’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백승욱셰프가 고국인 한국에 문을 연 모던 한식당이다. 메뉴마다 백 셰프만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예를 들어 ‘서울가든’은 서울의 정원을 묘사한 메뉴로 말려서 갈아낸 마늘·양파·땅콩·캐슈너트를 고추기름에 비벼 먹는 비빔밥이다. 야구 선수 시절 엄마가 누에와 미숫가루를 갈아 만들어줬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음식이다. 한식당의 검은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픈 주방이 한눈에 보이는데 라스베이거스에서 손발을 맞춰온 직원부터 백 셰프에게 배우기 위해 찾아온 직원까지 여러 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대표 메뉴: 점심 코스 5만(4코스)·6만5000원(6코스), 저녁 코스 11만(7코스)·18만(11코스)원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10시(일·월 휴무)
○ 전화번호: 02-516-3672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67길 7 파크빌딩 지하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다담

기사 이미지

돌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전통 가옥인 강릉 선교장을 모티브로 만들어 한국 전통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음식도 전통 한식을 선보인다. 한식 연구가이자 사찰요리 부문 최연소 명인 정재덕 셰프가 만든 한식코스부터 단품 반상, 그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한식은 땅끝마을 명인의 7년 숙성 된장, 7대에 걸쳐 내려온 문옥례 할머니의 순창 고추장 등 발효 음식을 기본으로 제철 재료로 만든 한식을 유명 그릇 브랜드 ‘이도’와 컬래버레이션해서 예쁜 그릇에 담아낸다. 개별 룸이 16개 있어 접대나 모임 장소로도 인기다.

○ 대표 메뉴: 점심 코스 4만·5만5000·7만원, 저녁 코스 7만·9만·11만·15만원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10시
○ 전화번호: 02-518-6161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45 엠빌딩 지하 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기사 이미지

3년 전 인사동에서 청담동으로 자리를 옮긴 병과점. 신용일 오너셰프가 인절미를 비롯해 요즘 보기 힘든 주악·증편 등 전통 떡을 판다. 전통 메뉴 외에 계절따라 진달래 증편, 유자 빙수 등 계절 메뉴를 선보인다. 특히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유자빙수가 인기다. 유자향이 은은하게 밴 우유를 곱게 갈아 올리고 그 위에 적당히 식감을 살린 팥과 합의 대표 메뉴인 인절미를 얹어낸다. 유자가 우유의 비린내와 팥의 텁텁함을 잡아 먹고 나면 입안이 시원하고 깔
끔한 게 특징이다. 여주 토골미 마을에서 만든 미숫가루와 국산 재료로 만든 바삭인절미도 인기다.

○ 대표 메뉴: 인절미(카스테라·콩·흑임자·들깨가루 중 선택) 6000원, 포장용 인절미 1만2000원부터, 주악 2000원, 유자빙수 1만5000원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7시30분(떡 포장 판매는 오전 10시30분부터)
○ 전화번호: 070-4209-0819
○ 주소:강남구 도산대로 61길 10 해석빌딩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더 라운드

기사 이미지

중식당 이닝·js가든을 책임졌던 김정석 대표가 지난 16일 새로 문을 연 중식당. 중식 하면 떠오르는 기름지고 느끼하다는 편견을 깨고 스팀 방식으로 원재료의 맛을 살린 ‘건강하고 살 안 찌는 중식’을 선보인다. 경기도 남양주의 직영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하는데 아이스플랜트처럼 다른 중식당에서 보기 힘든 고가의 식재료로만든 이색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북경식 오리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북경식 화덕에서 구워낸 정통 북경오리도 대표 메뉴다. 이외에도 1인 시대에 맞춰 1인 세트나 단품 등 을 선보인다. 정원이 딸린 주택 느낌을 살려 차분하게 꾸민 인테리어도 기존 중식당과 차이점이다.

○ 대표 메뉴: 런치 세트 2만9000원, 디너 세트 5만8000원부터, 단품 요리 9000원부터, 북경식 베이징덕 8만원
○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시30분~10시
○ 전화번호: 02-545-4448
○ 주소:강남구 선릉로 148길 37
○ 주차: 발레파킹(3000원)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맛있는 지도]
▶한적한 은행나무 언덕에 소문난 맛집들, 서래마을 함지박길
▶대치동 엄마들이 인정한 맛있는 지하세계, 은마 지하상가
▶해방촌, 외국인들은 HBC라 부르는 곳, 남산 아래 세계의 맛

“인스타그램 사진 보고 왔어요” 경리단길 못지않은 ‘망리단길’
송사리 사는 정릉천에 탕수육 2000원, 수제비 3000원 정릉시장

▶강남통신 기사를 더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