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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쌀은 언제 나와요?” 모내기가 신기한 도시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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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 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천 영동대로 4교와 5교 사이에서 열린 전통 모내기 체험행사장. 초등학교 학생 10여 명이 맨발로 논에 들어갔다. “여러분, 모줄을 따라 나란히 심으세요.” 교사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받아든 모를 논에 심기 시작했다.

“여기에 심으면 돼요?” “쌀은 언제 나와요?” 호기심에 가득찬 학생들의 질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농부 복장을 한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직원들은 학생들 옆에서 질문에 답하며 모내기 방법을 설명했다.

첫 번째 무리의 학생들이 네 차례에 걸쳐 모심기를 끝내고 나자, 다음 차례 학생 10여 명이 다시 모를 심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모내기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총 160여 명. 인근 개원초등학교·언주초등학교 학생들과 신양유치원·해맑음유치원 원생들이었다. 대부분 모내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도시 아이들이다.

진지하게 모내기에 열중하던 정수진(개원초6)양은 “조선시대에 모내기가 보급됐다고 사회 시간에 배웠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신기하다”며 “음악 시간에 배운 노동요도 떠오른다”며 활짝 웃었다. 2주 전에도 가족과 산책하러 양재천에 왔었다는 황이원(개원초6)양은 “양재천에서는 산책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체험을 하게 돼 신기하고 재밌다”며 “힘들었지만 우리가 직접 모내기를 한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양재천 전통 모내기 체험’은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이날 학생들이 모를 심은 논은 1730㎡(약 523평). 이 논에서 자란 벼에서 수확한 쌀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정여진(개원초6)양은 “새로운 체험을 한 것도 즐거웠지만, 현장 체험을 하며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자랑스럽고 보람차다”며 이런 과목이 정식으로 생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인솔했던 개원초 한정아(26) 교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경험한다는 게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일”이라며 “자신이 심은 모가 불우이웃 돕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나눔과 배려를 배우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난 사람=김성현 인턴 기자 ja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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