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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인문포럼 '선비들의 나눔을 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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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문포럼에서 `전통 공간에 스며 있는 공감과 배려의 향기`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안동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나눔의 가치를 찾는 인문포럼의 향연이 펼쳐진다.

안동시가 설립한 한국정신문화재단(이사장 이용태)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나눔과 울림'을 주제로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연다. 올해 3회째로 문화체육관광부·경상북도·안동시가 후원한다.

근래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나눔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경제주평'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할 때 우리의 나눔 문화는 아직 선진적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정리했다.

인문포럼은 그 실천을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 해답을 제시한다. 조선의 선비는 자신에겐 엄격하고 남에겐 후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자세로 공직에 임했다. 퇴계 이황은 관직에 있는 동안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했으며, 낙향한 뒤에는 상호부조하는 향약을 만들었다.

인문포럼은 27일 개막 기조강연에 두봉 레나드 천주교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을 연사로 초청했다. 두봉 주교는 평생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았다. 그는 "우리 시대는 개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심을 추구하는 개인주의 시대"라고 진단하고 "이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세상의 모든 것은 어느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서로 자기가 아끼는 것을 생활 속에서 남들과 나누는 일"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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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문포럼에서 `공감과 배려`를 주제로 북앤뮤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안동시]

전문 연구자들은 인문가치를 모색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칸춘송(干春松) 중국 베이징대 교수(철학),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철학) 등이 '나눔이 인간의 본성인가' 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왜 나누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도출한다.
나눔 한마당도 마련된다.

나눔의 삶을 살다간 이들의 향기를 따라가는 '참선비 나눔을 실천하다'에서는 평생 자신을 낮추며 산 퇴계와 포럼 개최지 안동지역 종가의 나눔 사례를 돌아본다. 또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나눈 안동지역 독립운동가의 헌신적인 삶을 되새긴다. 비움의 일생을 살다간 동화작가 권정생의 삶을 돌아보는 토론회와 전시회도 나눔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나눔 박람회도 함께 열린다. 기증된 물품을 판매하는 나눔 장터의 수익금은 나눔 활동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마지막 날에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이 '꿈을 나누다'를 주제로 특강한다. 또 '사랑의 달팽이' 사무총장은 포럼 주최 측의 지원으로 청각회복 수술을 받은 어린이의 사례를 들며 아이들에게 꿈을 나누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밖에 안동지역의 정신문화 현장을 탐방하는 투어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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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해 인문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안동시]

포럼을 총괄하는 김병일 조직위원장은 "아픔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기쁨은 나눌수록 늘어난다"며 "나눔의 가치가 확산돼 국가 브랜드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자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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