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살균제 대형마트 납품사 대표 오늘 소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기사 이미지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날 환경운동연합은 롯데마트 서울역점·부산 금정점과 홈플러스 오산 세교점·대구점·광양점, 이마트 진주점·순천점·안동점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옥시 불매운동을 펼쳤다. [사진 오종택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16일 롯데마트·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용마산업사의 김모 대표를 불러 조사한다. 롯데마트·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 관계자에 대한 첫 소환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제품 생산 의뢰를 받게 된 경위와 안전성 검증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홈플러스 상품개발팀
옥시 제조법 베껴 생산 맡긴 듯

검찰이 파악한 221명의 피해자 중 롯데마트 제품을 쓴 피해자는 41명(사망 16명), 홈플러스 제품을 쓴 피해자는 28명(사망 1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2006년, 2004년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제품을 출시했다. 정부가 “PHMG에 유해성이 있다”는 발표를 한 2011년 8월까지 전국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했다.

수사팀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와는 다른 제품 출시 과정을 거쳤다. 2000년 PHMG를 원료로 한 제품을 처음 내놓은 옥시는 회사 자체 연구소에서 제품 연구개발·안전성 검증을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롯데마트·홈플러스는 당시 회사 내부 제품개발팀에서 시장점유율 1위(약 60%)를 차지했던 옥시의 제조법을 그대로 베껴 시장에 내놓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흡입 독성실험 등 제품 안전성 검증은 내·외부 컨설팅 업체에 따로 자문했지만 이 과정이 부실했다고 수사팀은 보고 있다. 제품 출시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와 이승한 전 홈플러스 대표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옥시 외국인 임원도 수사해야”=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신현우(68·구속) 전 옥시 대표 등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현재 구속된 임원은) 우리가 고발한 256명 중 2명에 불과하다. 19개 제조판매사의 등기 임원과 외국인 임원도 소환해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대표 퇴임 후 옥시의 경영을 책임졌던 존 리(미국) 전 대표와 거라브 제인(인도) 전 대표 등은 현재 한국에 없다.

글=장혁진·정진우 기자 analo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