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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방길 - 유재영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개오동 밑둥 적시는 여우비도 지났다
목이 긴 메아리가 자맥질을 하는 곳
마알간 꽃대궁들이 물빛으로 흔들리고

빨강머리물총새가 느낌표로 물고 가는
피라미 은빛 비린내 문득 번진 둑방길
어머니 마른 손 같은 조팝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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