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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대북정책, 지금은 대화보다는 제재가 더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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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대화와 제재 모두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지만 지금은 제재라는 수단이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 제7차 당대회 동향 및 대응방향’에 대해 보고했다. 이후 의원들의 남북대화 재개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대화를 하는 동안 제재라는 초점이 흐려질 수 있고, 북한은 시간을 벌어서 핵무기를 고도화시킬 수 있다”며 “엄중한 시기지만 제재라는 수단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원하는 건 북한의 비핵화인데, 북한은 ‘난 그거 절대로 안하겠다, 나의 길 가겠다’는 입장을 현재까지 보이고 있다”며 “그런 북한을 상대로 대화를 하기 보다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나서 대화를 해야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경원 외통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우리가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 진정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 좀 더 상상력을 가져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나 위원장은 “우리가 유연하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함은 물론 소외될 수 있다”며 “대북관계의 대원칙을 갖되 좀 더 유연하고 상상력있는 접근을 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도 “북한에서 남북 대화를 요구하는데 우리가 아예 거절할 이유가 있느냐”며 “제재와 대화는 다르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우리가 북한을 제재하는 이유는 북한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지 대화의 문을 닫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제재는 제재대로 하지만 대화는 끊임없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오비이락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의 노동당 대회 전후로 미국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알려지지 않은 물밑 대화나 다른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홍 장관은 “미국의 인사들이 평화협정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며 “북한이 평화협정을 얘기해왔고, 이번 당대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등의 주장을 보면 평화협정을 왜 얘기하는지 그 속내가 무엇인지 드러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공식적인 접촉이나 회동에선 북한이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에 진전을 이루려면 비공식 접촉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홍 장관은 현안 보고에서 "김정은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권력체계 공고화,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중점을 뒀으나 전체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전략 없이 80년대 6차 당대회를 답습했다"며 "여전히 선대의 유훈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남북관게 악화의 원인을 우리의 제도ㆍ법률 등에 책임을 전가하고, 연방제 통일 주장을 지속하는 등 진정성 없는 선전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며 "'세계의 비핵화'라는 수용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핵보유국'을 전제로 한 비확산 주장은 결국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또 "북한의 핵 보유국, 핵ㆍ경제 병진노선 고수 주장 등에 대해서는 '북핵 불용'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겠다"며 "북한이 이번 당대회 결정사항 이행 차원에서 남북 대화를 제의해 올 경우 비핵화 우선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간사 등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소집이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심 간사는 통화에서 “조금 늦더라도 외교ㆍ통일분야 현안에 대해 전체회의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는데 여야 합의가 안됐다”며 “북한의 노동당 대회가 돌발사항도 아닌데 즉흥적으로 현안보고만 받는 건 반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통위원장을 제외한 새누리당 소속 외통위원 10명 중에서도 3명(강창희·정병국·김영우 의원)만 참석했다. 당 관계자는 “19대 국회 막바지라 업무태만인 의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안효성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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