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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서 냄새"···아파트 물탱크서 30대 중국인 숨진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물탱크 안에서 속옷만 입은 30대 중국인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

주민들이 "며칠 전부터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고 관리실에 알렸고 아파트 경비원이 물탱크 안을 살펴보다가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신은 9일 오후 1시쯤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옥상 큰크리트 물탱크(가로 2.5m·세로 2.2m) 안에서 발견됐다. 당시 물탱크엔 수돗물이 가득 차 있었다. 시신은 속옷만 입은 상태로 물 안에 빠져 있었다. 외상은 따로 없었다. 물탱크 입구는 성인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편이다.

경찰은 물탱크 옆에 떨어져 있던 이 남성의 조끼를 발견했다. 주머니엔 중국 국적의 여권과 한화로 2만8000원, 중국어로 쓰인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메모지엔 '나는 노동자다. 그들이 나를 속이고 중국돈 3만 위안(한화 540만원)을 주지 않았다. 3개월치 월급.'이라고 쓰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메모지에 나온 내용의 진위를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신발과 티셔츠·바지는 물탱크 옆에 없었다. 주변에 술병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이 중국인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원으로 부산을 통해 입국했다가 지난달 구미로 왔고 이 무렵 이 남성을 봤다는 아파트 주민의 진술도 있다.

결국 아파트 주민들은 보름 이상 시신이 담긴 수돗물을 사용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중국인 선원의 행적을 확인해 범죄 피해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10일 오후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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