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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돈찍으면 되지"…트럼프의 명쾌한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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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댕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사진)는 부채 해결의 해법으로 "돈을 찍어서 갚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중앙포토]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또 한번 구설에 휘말렸다. 미국 정부의 부채를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을 내놓으면서다.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이른바 트럼프판 해법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미국을 망치기 시작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부채가 있으면 돈을 찍어서 갚으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다. 그는 "국채가 많이 발행돼 채권 금리가 오르고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국채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면서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주장이 알려지자 경제 전문가들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모든 미국인이 금융시장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조치"라며 "얼마나 트럼프가 황당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008년 금융위기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여겨질 만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채무 상환을 의무가 아닌 협상으로 여기는 이같은 트럼프의 태도는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은 유가증권으로서 가치가 있고, 이를 근거로 파생상품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채권이 협상으로 가격이 들쭉날쭉하게 되면 유가증권 기반의 가격체계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상이 미국을 그리스와 같은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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