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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의 수퍼 엘니뇨…지구촌 잇단 가뭄·홍수, 쌀·대두 생산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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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8년 만에 찾아온 ‘수퍼 엘니뇨(El Niño)’ 때문에 지역에 따라 가뭄과 홍수가 이어지면서 지구촌 곡물 생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바람이 약해지면서 바다 표면 온도가 상승, 홍수와 가뭄과 같은 기상 이변이 잇따른다.

전 세계 쌀의 60%를 생산하는 인도·파키스탄·태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은 엘니뇨로 인한 가뭄을 겪으면서 쌀 생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들 국가의 쌀 생산량이 크게 하락해 올해 비축량이 1900만t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고치였던 2013년 비축량(4300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신문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쌀 가격 파동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두(大豆) 산지인 아르헨티나는 홍수로 큰 피해를 봤다. 대두 생산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산타페 지역에 지난 4월 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900만t에 이르는 대두가 유실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해 생산량이 15~16%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미국 민간조사기관인 인포르마 이코노믹스의 분석을 인용해 아르헨티나 대두 생산량 전망치를 5950만t에서 550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엘니뇨의 정반대인 ‘라니냐(La Niña·여자 아이)’다. 적도 부근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져 동남아시아와 인도·호주에 홍수를, 북미와 남미엔 가뭄을 유발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엘리뇨가 라니냐로 변하면서 농작물 생산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왔고 올해 북반구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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