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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신발에 구멍 날 정도로 클린턴 도울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킹 메이커’ 역할에 나선다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며 견제구를 날리던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에 팔을 걷어붙일 방침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 땐 업적 공중분해
클린턴은 흑인 결집 도움 기대

CNN도 정부 고위 인사를 인용해 “대선 후보들이 인생을 걸고 경선에 참여하듯 오바마 대통령도 후보처럼 유세를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공보국장은 “여름·가을 선거 유세 때 오바마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것”이라며 “신발에 구멍이 날 정도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더힐은 “클린턴 캠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반(反) 트럼프 전선의 선봉장이 돼주길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간 큰 스캔들 없이 국정을 운영해 왔고,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도 51%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클린턴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임기 말 지지도가 32%에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트럼프 저지는 필수다. 트럼프는 이민개혁법,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등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거부하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이나 이란 핵 합의, 쿠바 국교정상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오바마 레거시(업적)’는 공중 분해될 처지다.

CNN은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흑인·히스패닉·청년·여성 등 4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늘어나며 클린턴이 유리해졌다”고 전망했다. 공화당에 우호적인 백인 인구가 줄어들며 많은 주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가서다. 지난 선거(1992~2012년) 투표 행태를 볼 때 클린턴은 민주당 텃밭 19개주에다 플로리다 1개주만 이기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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