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인류에게 희망 준 이세돌, 그는 진정한 ‘태양의 후예’

중앙일보

입력 2016.05.07 00:29

업데이트 2016.05.0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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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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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일주일
정아람 지음, 동아시아
232쪽, 1만2000원

이세돌 9단은 예상컨대 연말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 배우 송중기와 함께 ‘올해의 인물’ 상위권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인공지능 알파고와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그가 보여준 투지와 명예로움은 승패 여부를 떠나 인공지능과 인간은 왜 다른가를 일깨워 주었다. 완승을 예견했던 ‘쎈돌’ 이세돌, 세상이 뭐래도 제 식대로 사는 ‘반골’ 이세돌이 ‘알사범(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한 호칭)’과 첫 번째 대국에서 돌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하면서 “져서 너무 놀랐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도 변했고 우리도 변했다.

 『이세돌의 일주일』은 5전1승4패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패자이자 어찌 보면 승자가 된 이세돌의 밀착 취재기다. 한때 프로기사를 꿈꿨던 정아람 중앙일보 바둑 담당 기자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본 이세돌의 대국 전후 과정을 바둑 복기하듯 기록했다. 세계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던졌던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말했듯, “인류를 위해 아주 중요한 한 주”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주인공은 물론 이세돌 사범이다. “늘 새롭게 진화하는” 이세돌의 행보를 보며 정 기자는 그의 정신력에 깊은 경외심을 느끼면서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썼다. 숨 막히게 박진감 넘친 일주일동안 한때 실연당한 느낌으로 맥이 빠졌던 그에게 기사 쓸 힘을 준 것도 이세돌이다. 인간 vs 기계의 미래에서 아마도 우리가 좇아야 할 것은 이런 ‘이세돌다움’이 아닐까.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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