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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뚫린 청주공항 활주로…민간인 차량 15분간 진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 청주에 있는 공군부대를 방문한 여성 민간인이 승용차를 몰고 중요 보안시설인 청주공항 활주로에 진입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3일 공군 17전투비행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이 부대 내에서 지역 산학기관장 초청 만찬이 열렸다. 이날 행사 참석자 30여명 가운데 여성 민간인 A씨가 행사가 끝나기 전 먼저 자리를 떴다. 그는 차를 몰고 부대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방향을 잃어 활주로 쪽으로 향했다. 이 여성은 당시 내비게이션을 켰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방향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에서 공항 활주로를 통과하려면 공군 헌병 초소를 통과해야 한다. 초소는 청주공항 활주로와 공항 화물청사, 외곽도로로 나가는 교차 지점에 있었다. 만약 A씨가 교차로를 지나 직진을 했다면 외곽도로로 바로 나갈 수 있었다. 당시 근무 중인 헌병은 “그대로 직진하면 외곽 도로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교차로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려 청주공항 화물청사로 향한 뒤 길이 막혀있자 유턴을 해 공항 활주로로 향했다. 헌병이 이를 막았지만 활주로로 이어진 도로 폭이 100m로 넓어 차량을 제지하지 못했다. 이 여성은 이날 오후 9시15분쯤 활주로에 진입했다 차량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운행을 중단했고 공항 관제탑 관계자들에 의해 오후 9시31분에 퇴거 조치 됐다.

청주공항 활주로는 공군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민항기는 활주로 2개 중 1개만 이용해 이륙과 착륙을 번갈아 한다. 17전투비행단 관계자는 “A씨가 부대 지리를 잘 모르는데다 어두운 밤이라 실수로 활주로에 진입했다”며 “당시 초소에 있던 헌병에 대해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징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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