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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 전격 사퇴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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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청사 상량식에 참석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채권단 자율협약 앞둔 한진해운 등 그룹 현안 문제 전념 위해

한진그룹은 3일 “조 회장이 한진해운 등 그룹의 현안을 총력을 다해 수습하기 위해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그룹 측은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해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조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을 1년9개월 앞둔 상황에서 조 회장이 전격적으로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한진해운 사태 때문이다. 업황 악화로 경영 위기에 몰린 한진해운의 정상화를 위해 조 회장은 ‘경영권 포기’등을 감수하고 지난달 25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4일까지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 대한 사재 출연 압박도 거세다.

자율협약 개시에 앞서 조 회장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을 비롯한 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재 등을 출연해야 한다는 주장이 채권단 일부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이 일단 그룹 내부의 급한 불을 전력을 다해 꺼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동계올림픽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는 유치위원장을 맡은 22개월 동안 34차례의 해외 출장을 소화했고, 이동 거리만 50만9000㎞에 이를 정도였다. 조 위원장은 취임 첫해부터 갑자기 불거진 올림픽 한ㆍ일 분산개최 여론을 일축했고, 올해 초부터 시작된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대회 개막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을 잃은 조직위는 여형구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김기홍 기획사무차장, 이준하 운영사무차장, 김상표 시설사무차장 등이 사무국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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