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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땅 때려도 200야드…달에서 골프 가상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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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폴로 14호의 선장 고(故) 앨런 셰퍼드(미국)는 1971년 2월 6일 달에서 유일하게 골프를 쳤던 인류다. 셰퍼드는 달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특제’ 6번 아이언 헤드와 샤프트 그리고 골프공 2개를 챙겨 우주 비행선에 올랐다. 검문을 통과하기 위해 양말 속에 헤드를 숨겼고, 우주선과 바위를 연결하는 접이식 도구의 일부를 샤프트로 활용했다.

델, VR활용 프로그램 개발

달 표면에서 골프를 치면 어떻게 될까. 달의 중력이 지구의 6분의1 정도이기에 공은 훨씬 더 멀리 날아간다. 셰퍼드의 샷도 그랬다. 한 손으로 가볍게 휘둘렀고, 뒤땅을 쳤음에도 공이 200야드 이상 날아갔다. 이 특제 골프 클럽은 미국골프협회(USGA) 박물관에 전시될 정도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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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헤드셋을 착용하면 달에서 골프를 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WGC 트위터]

이제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하면 누구나 달에서 골프를 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 제조사 델(Dell)은 지난 3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과 델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골퍼들이 마치 달에서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VR ‘루나 골프’를 시연했다.

루나 골프는 VR을 이용한 골프 게임이다. 달 형상의 돔 세트장 안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우주선을 타고 달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셰퍼드가 했던 것처럼 클럽을 선택한 뒤 4차례 스윙을 하는 방식이다.

델의 마케팅 담당자 브라이언 존스는 “ 달에서 골프를 쳤던 역사적인 순간을 체험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루나 골프 외에도 VR 기술의 발전은 골프 시뮬레이터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 VR 헤드셋만 쓰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집에서 전 세계 유명 골프장을 돌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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