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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핀테크’ 경쟁력이 곧 수출 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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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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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핀테크가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가 된지 1년여가 지났고, 국내 금융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한·중·일 세 나라 정상이 인구 15억 명에 달하는 3국을 하나의 디지털 시장으로 만드는 데 합의하고, 전자상거래 규제와 장벽을 철폐하기로 하는 등 핀테크를 통한 결제시스템 수요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지난 40년간 해외 진출 성공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단순 금융모델만의 결합으로는 해외 진출이 어렵지만, 정보기술(IT)와 모바일 즉 핀테크와 함께 나간다면 성공잠재력은 꽤 높다. 우리나라 IT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고, IT와 모바일을 통하게 되면 해외 금융 소비자와 바로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여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해외 진출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해외진출에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경쟁력도 빠질 수 없다.

다행히 지난 1년간 핀테크지원센터를 통해 상담받은 업체는 320여 개로 그 중에서는 벌써 해외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이런 곳의 특징은 독창적인 기술과 체계적인 추진 계획을 갖고 있고, 기술 적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생체행위인증 기반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KTB솔루션’ 경우 중동, 아시아의 금융과 유통업체를 타깃으로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스탬프 기술을 보유한 ‘원투씨엠’도 작년 일본 밸류커머스와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기업 인터넷뱅킹을 구축한 ‘웹케시’도 캄보디아 금융 IT 기업인 윙과 협업을 하고 있다.

금융 및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해당국 현지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빨리 변화하고 있는 만큼, 외국의 변화도 빠르다. 새로운 산업 성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물론, 세계 금융 1번지인 뉴욕 맨해튼과 영국 런던에서 은행과 투자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이미 500여 개 이상 핀테크업체에 투자했고, 미국의 씨티은행은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유망 핀테크 업체를 발굴하고 있다.

금융 낙후국이던 중국은 더 놀랍다. 전자상거래업체로 알려졌던 알리바바가 8개월 만에 결제 상품 ‘알리페이’를 활용해 펀드 하나로 100조원을 끌어 모았고, 최근 들어 중국에선 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는 P2P 대출 붐도 엄청나다.

그만큼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핀테크를 미래 트렌드로 보고 ‘새로운 금융’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금은 한·중·일 전자상거래시장 단일화 합의로 온라인금융 즉 핀테크의 경쟁력이 수출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점이다. 앞으로도 일관성 있는 정책 노력과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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