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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아, 맛이 좋아. 먹기 좋아 삼시 한 끼 '샐러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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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바람을 타고 저칼로리, 균형 잡힌 식단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샐러드’가 주목 받고 있다. 식사 전 메뉴로 먹거나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 가벼운 요깃거리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곡물·견과류·해산물 등을 섞어 영양가는 높이고 지방 함량을 낮춘 든든한 한 끼 식사 메뉴로 거듭났다. 샐러드가 식탁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밥 대용식으로 인기

"칼로리 낮고, 포만감 높고 전문 바·뷔페·카페 급증 이색 재료 쓴 레시피 많아"

지난달 26일 찾은 서울 상수동의 한 샐러드 전문점. 점심시간이 지난 평일 오후 3시지만 식사하러 온 젊은 여성들과 샐러드를 포장해 가려는 사람들로 매장 안은 북적거렸다. 한 테이블엔 여대생 여섯 명이 둘러앉아 샐러드 메뉴를 한 가지씩 먹고 있었다. 보통은 샐러드와 함께 메인 요리를 먹기 마련인데, 테이블 한 가득 샐러드 접시만 놓여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학생 박지수(21)씨는 “여름을 앞두고 몸매 관리를 위해 1주일에 서너 번 이곳에서 샐러드를 먹는다”며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10여 가지 종류의 샐러드를 판매하는 이 곳에선 드레싱과 토핑 등을 각자 취향에 맞게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뒤 하루 평균 180~200명의 손님이 매장을 찾는다. 어게인 리플레쉬 한응수 기획차장은 “샐러드에 연어, 아보카도 같은 식재료를 넣어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이 높다”며 “점심과 저녁시간대에 식사 대용으로 샐러드를 먹으러 오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외식·식품업계 다양한 메뉴 선봬
요즘 샐러드가 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식생활 변화와 함께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 저칼로리 식단을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바쁜 일상에서 한 끼 식사를 가볍고 맛있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샐러드를 식사 대용으로 찾는 수요가 늘면서 외식·식품업계가 샐러드에 주목하고 있다. 샐러드 전문점부터 샐러드바, 샐러드뷔페, 샐러드를 주 메뉴로 선보인 카페도 늘고 있다.
  YG푸즈는 신선한 샐러드와 주스 등을 주력 메뉴로 한 ‘쓰리버즈’ 카페를 지난달 오픈했다. 사이드 메뉴로 인식됐던 샐러드를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식사 메뉴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쓰리버즈를 기획한 YG푸드 노희영 대표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자기관리에 적극적인 ‘헬시족’이 늘면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샐러드가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저칼로리 식단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홍대·신촌·광화문·여의도 등지에 속속 등장한 샐러드 전문점엔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여유롭게 샐러드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 제품도 인기다. GS25에 따르면 올 1분기 샐러드 상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 증가했다. GS25는 지난달 13일 ‘샐러드&드레싱’ 2종을 출시했다. 양상추·당근·로메인·치커리·적채 등 다양한 채소를 먹기 좋게 포장하고 소스를 함께 곁들여 간편하게 샐러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CU는 ‘단호박샐러드’ ‘콘샐러드’ 등 건강한 재료로 만든 1인용 샐러드 4종을 최근 내놓았다. 풀무원은 전용 용기에 담아 보관과 편의성을 높인 샐러드 제품을 출시했다.
  샐러드용 채소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양상추·양배추·파프리카 등 샐러드용 채소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로메인·루콜라 등 새로운 샐러드 채소가 백화점·마트 등에서 잘 팔린다. 신상진 풀무원 식문화연구원 재배연구팀장은 “2012년 203억원에 불과했던 가정용 샐러드 채소 시장규모가 올해엔 400억원 중반대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샐러드 드레싱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샐러드 드레싱 시장은 2013년 534억원에서 2015년 587억원으로 3년 새 9.9% 증가했다.
  이색 샐러드 레시피도 많이 나온다. 리코타 치즈나 연어를 곁들인 샐러드를 비롯해 딸기나 아보카도를 넣어 맛과 영양을 살린 샐러드, 구운 오징어나 버섯, 고기 등이 들어간 따뜻한 샐러드, 병아리콩과 현미 등을 넣은 샐러드 등이다.
  전문가들은 황사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요즘 같은 날씨엔 해독 효과가 뛰어난 봄 채소를 활용한 샐러드 레시피를 추천한다. 미나리·밀싹과 같이 해독작용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주는 채소가 대표적이다. ‘수퍼푸드’로 불리는 귀리·퀴노아와 같은 곡물을 샐러드 식재료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J제일제당 푸드시너지 팀 데니얼 최 연구원은 “혈액을 맑게 해주는 미나리를 손질해 감자·두부 등을 더하면 미나리의 영양소를 그대로 섭취하면서 식사 대용으로도 먹기 좋은 샐러드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샐러드의 매력으로 꼽힌다. 제철 채소와 과일을 썰어 담고 드레싱만 뿌리면 샐러드가 완성된다.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샐러드를 만들 땐 재료의 특성에 따라 어울리는 드레싱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샐러드는 재료의 조합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어울리는 드레싱을 곁들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상추나 로메인 등 맛과 향이 연한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에는 올리브오일이나 레몬 등으로 만든 상큼하고 깔끔한 맛의 드레싱이 어울린다. 치커리·청겨자와 같이 맵거나 쌉쌀한 채소는 샐러드의 맛을 좌우할 만큼 맛과 향이 강하다. 오리엔탈 드레싱이나 각종 과일청 등 감칠맛 나는 드레싱이 잘 어울린다. 과일 샐러드엔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지킬 수 있는 올리브오일이나 생크림, 마요네즈 등이 들어간 드레싱이 좋다.
  균형 잡힌 영양도 고려해야 한다. 샐러드 주재료로 쓰이는 채소는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노화 방지, 성인병 예방, 면역력 증강 등에 효과적이다. 건강에 좋지만 매끼를 채소 위주의 샐러드만 먹으면 단백질·철·칼슘·아연 등의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고단백질,저탄수화물 식재료를 함께 곁들여야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로 적당하다.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이윤경 교수는 “샐러드만 먹을 경우 손실되기 쉬운 필수 지방산, 단백질 등의 영양분을 채워주기 위해 닭가슴살, 연어, 현미 등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며 “드레싱은 필수 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오일이나 참기름 등을 사용해 듬뿍 뿌려 먹기보다는 조금씩 찍어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조상희, 촬영협조=그랜드 힐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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