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은 귀엽다. 파르라니 깎은 조그만 머리통은 보기만 해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귀엽기만 한 것도 아니다. 장삼에 가사까지 갖춰 입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면 불자는 자기도 모르게 합장을 하게 된다. 그 순수하고 맑은 모습은 어쩌면 모든 불자들이 되기를 소망하는 부처님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동자승은 최고의 불교 포교 자산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는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전후 해 동자승을 선발해 교육을 하고 세상에 공개한다.
조계사 동자승은 10명으로 6~7세의 사내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님오신날 전 2주간을 부모와 떨어져 조계사에서 같이 지낸다. 대웅전 마당에서 편을 갈라 축구대회를 하기도 하고 연등행렬에도 참가한다. 조계사 대웅전 마당에서 열리는 부처님오신날 법회 때는 맨 앞자리에 앉기도 한다. 이 모든 행사에서 언론의 카메라는 동자승의 일거수일투족을 포착한다.
2일 낮 조계사에서 올해 동자승 단기출가 삭발·수계식이 열렸다. 머리를 깎고 동자승이 되는 의식이다. 과거에는 머리를 깎고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올해는 우는 아이는 없었다. 그러나 한 시간여 진행된 의식 내내 아이들은 전혀 ‘통제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 천진난만한 모습이 참석자들을 시종 미소짓게 했다.
사진·글=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