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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출마선언 "청와대가 일방 지시하는 당청관계 더 이상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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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4선)과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3선).

1일 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자(충남 공주·부여·청양·4선)이 신임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짝을 이뤄 출마할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3선)이 나섰다.

정 당선자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치와 혁신의 새시대를 열겠다”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당선자는 “협치는 여소야대의 3당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여소야대 정국은 대통령의 위기이자 국정의 위기이며, 지금은 청와대와 집권당에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청 고위회동 정례화와 여-야-정 정책협의체 상시 가동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도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와 현미경의 세세한 경험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며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인맥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정책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혁신 정책위’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의원,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 전문



오늘 우리 두 사람은 여소야대라는 엄중한 정치 현실 앞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제2당으로 전락했습니다. 집권 여당이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은 국민 여러분의 이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위기상황을 협치와 혁신으로 돌파하려고 합니다.

협치는 여소야대의 3당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지상명령입니다. 그 명령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3당이 대화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은 대통령의 위기이자 국정의 위기입니다. 지금은 청와대와 집권당에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입니다.

우리 두 사람은 무엇보다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새롭게 만들겠습니다. 중요한 정책이든 입법이든 당과 청와대가 사전에 긴밀하게 협의한 후 야당과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야당이 의회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습니다. ‘당-정-청 고위회동’을 정례화하고, 야당을 포함하는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상시적으로 가동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혁신해야 합니다. 친박/비박 나눠서 싸워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집권 여당의 당내 계파싸움이 지긋지긋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전면 소통하고, 전면 단결하고, 전면 협력해야 합니다. 저희 두 사람이 앞장서겠습니다.

이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 그 첫 출발이 돼야 합니다. 혁신의 출발은 계파를 따지지 않고, 의원 개개인의 능력과 전문성만을 토대로 최강의 정책 전문가 팀을 구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계파 투쟁에 매몰됐다가는 협치와 혁신의 문에 들어설 수 없습니다. 협치와 혁신을 원하신다면 저와 김의원처럼 계파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내지도부로 선택해 주십시오.

우리는 민생의 현장으로 달려가 서민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살 집이 없어서 결혼을 포기한다’는 젊은이들의 비명에 귀를 기울이고 그 해답을 찾겠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우리 당 혁신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입니다.

의원들이 정치적 자부심을 가지고 정책적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당 지도부가 쑥덕쑥덕 결정하고, 의원들이 거수기처럼 동원되는 상황은 절대 없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의사를 경청하고 존중하겠습니다.

가치를 지키면서 성과를 내는 원내지도부가 되겠다. 우리가 협치하고 혁신하면 우리에게 회초리를 들었던 민심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역대 대선 때마다 5백만 표 이상이 진영을 넘나들 만큼 우리 국민들은 한 정치세력이 이룬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협치하고 혁신해서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경제를 일으켜 성과를 내겠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대야 협상능력과 경제 전문성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는 원내지도부가 되겠습니다. 우리가 그 길에서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2016년 5월1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정진석


◇김광림 의원, 정책위의장 출마 기자회견문



안녕하십니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후보 김광림입니다. 선거 참패 후 제 딴에는 “새누리당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문제에서 한발 비켜서 있으려 했습니다. “바닥을 쳤으니 이젠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일만 남았는데, 누가 하든 못하겠느냐”는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해 뭘 해드려야 국민 마음이풀리겠습니까”라고 여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결같이 “국민 걱정은 무슨... 당신들 걱정이나 제대로 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제대로’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걸렸습니다. “선거에 진 지 며칠 됐다고 눈앞에 감투자리 보이니까 또 갈라져 싸우고, 혁신 한다더니 또 대충 땜질하고 넘어가려드느냐”는 말씀이셨습니다.

맞습니다. 국민들 보시기엔 아직 바닥이 아니었습니다. 단언컨대, 새누리당이 추락에서 벗어나려면 환골탈태가 필요합니다. 관중석에서 팔짱 끼고 관전평이나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결국 “그라운드에서 선수로 뛰자”고 마음을 굳힌 이유입니다. 오늘 출마선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금 왜 정진석 의원님이어야 하는지”와 이를 위한 제 각오를 말씀드리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에 출마하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다 훌륭하고, 또 다들 개혁을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의만으로 현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을 해내려면 헬리콥터와 같이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와 현미경의 세세한 경험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합니다.

정진석 의원님이야말로 야당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을 두루 경험하셨습니다. 문화관광, 행정자치, 건설교통, 법사,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소위, 국회 규제개혁특별위원장, 정보위원장에서 일하셨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계파 갈등으로 번졌을 때는 대의를 위해 국회의원직과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신 분입니다. 향후 계파 문제를 다룰 때, “자기는...”이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을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

통렬한 반성과 환골탈태의 혁신, 앞으로 새누리당이 거듭나는 데 꼭 필요한 자양분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계파 이해에서 자유롭고 선당후사의 의미를 몸소 보여주신 정진석 의원님을 필요로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저는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을 발휘해, 정부·여당의 정책공간이 좁아지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은 ‘장롱면허’가 아니라, 능숙한 경험을 갖춘 ‘베스트 드라이버’를 필요로 합니다.

집권여당의 정책을 책임질 사람으로서 저는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인맥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야당과의 정책 대결은 특히 경제정책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면서 집권여당의 경제정책을 입안·심의하고 예산을 조율하여 다음 선거에서는 ‘그래도 경제는 새누리당이야’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경제부처와 국회에서 경제?재정통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새누리당이 경제정책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제 전문지식과 경험, 그리고 열정을 쏟아 붓고 싶습니다. ‘정치 9단, 경제 초단’이 아니라, 정치 초단의 겸손함과 경제 9단의 전문성으로 집권여당의 정책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하겠습니다.

당정청이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정합성을 갖춘 채 맞물려 돌아가고, 그래서 국정의 추동력을 극대화하고 힘의 손실은 최소화하는 20대 국회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굴을 뛰쳐나온 호랑이가 아니라, 쑥과 마늘을 먹어가며 체질을 바꾸고 새로 태어난 곰이 되겠습니다. 그 쉽지 않은 길을 지금 출발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5월1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후보 김광림

현일훈, 김경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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