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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6800만원 이상, 임금 인상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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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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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고용 부 장관(오른쪽)과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8일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대기업 임직원의 임금 인상 자제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이 장관은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조선업종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근로소득 상위 10% 수준인 연 6800만원 이상 받는 임직원은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민간 기업을 상대로 임금 액수까지 제시하며 압박하고 나선 건 이례적이다.

이기권 장관, 30대그룹 CEO 간담회
“연봉 1억 넘는 임원은 집중 지도할 것”
차·정유 등 고임금 업종도 중점관리

특히 이 장관은 임원의 임금과 관련해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연 1억원 이상 받는 임원에 대해서는 임금 인상 자제를 집중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고용부가 직접 나서 근로감독 차원에서 임원들의 임금 수준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노동계가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임원은 놔두고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반발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치지 않고 특정 업종을 지정해 중점 관리할 방침도 밝혔다. 자동차·정유·조선·금융·철강과 같은 5대 업종과 공공기관이다. 이들 업종에 대해 이 장관은 “국민총소득(GNI) 대비 임금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임금 인상 자제) 동참을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내내 이어진 이 장관의 압박에 참석자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원하는 만큼 변화의 폭과 내용이 많지 않아 아쉽다” “정년 연장 때문에 향후 1~2년간은 채용 확대보다 채용 유지가 중요한 현안이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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